지난 4월 12일 트위터에 올라온 동영상. 상하이 뒷골목에서 위생복 차림의 한 남성이 할머니를 윽박지르고 있다. photo 트위터
지난 4월 12일 트위터에 올라온 동영상. 상하이 뒷골목에서 위생복 차림의 한 남성이 할머니를 윽박지르고 있다. photo 트위터

“선생님, 미안해요. 나도 어찌할 도리가 없어요.”

지난 4월 13일 중국 상하이의 한 퇴직교사가 거민위원회(居委) 직원과 통화하는 내용이 필자의 트위터 계정에 올라왔다. 상하이가 코로나19로 봉쇄된 지 20일째 되는 날이다. 거민위원회는 우리의 주민센터와 비슷한 말단 행정조직이다. 퇴직교사(A)와 젊은 거민위원회 직원(B)은 이전부터 알던 사이로 보인다. 3분9초가량 이어지는 이 통화는 집안에 갇힌 연로한 퇴직교사가 식료품 조달 등 정부의 도움을 요청하지만, 거민위원회 직원이 “도와줄 수 없다”고 대응하는 내용이다. 두 사람의 대화 중 중요한 부분을 필자가 발췌해 옮겨본다.

A : “이렇게 오랫동안 안 도와주니 나는 어쩌란 말이오? 기다리다 죽겠소.”

B : “나도 몰라요.”

A : “당신이 책임을 전가하면, 나는 상급기관을 찾을 수밖에 없소.”

B : “내가 위(余) 선생님 대신 이미 상급기관에 보고했어요.”

A : “보고만 하면 끝난 거요? 보고한 지 몇 날 며칠이 지났는데 아무런 회신이 없잖아요.”

B : “나도 상부로부터 회신을 못 받았어요.”

A : “회신 못 받았다고 당신도 책임을 안 지는 건가요?”

B : “책임 안 지는 게 아니에요. 나도 수많은 일을 처리하고 있어요. 오늘은 임산부 일을 돕고, 사망한 노인 일도 처리했어요.”

A : “그러면 상부기관에 우리 일도 보고해서 도와주면 될 거 아니오?”

B : “위 선생님, 나도 마음이 급해요. 나도 화가 나요. 하지만 선생님께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우리도 어찌할 도리가 없어요.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어요.”

A : “그럼 우리는 어쩌란 말이오?”

B : “나도 몰라요. 어떻게 해야 할지. 내 앞에 산적한 문제가 선생님 한 사람뿐이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기다리고 있어요. 하지만 그들(상부기관)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요.”

A : “그럼 우리 문제는 각자 알아서 해결하란 얘긴가요?”

B : “몰라요. 나도 일을 감당할 수 없으면 그만둘 겁니다. 그런 날이 금방 올지 안 올지 나도 모르지만, 내가 선생님보다 더 열받아요.”

A : “그런 감정 나도 알아요. 하지만 나는 하루 종일 정부 기관에 전화했지만, 받는 곳이 아무 데도 없어요. 12345(정부민원실)에도 해봤고, 110(경찰)에도 전화 걸었어요.”

B : “나도 선생님이 전화한 거 다 알아요. 전화해서 무슨 결과가 있나요?”

A : “전혀 없어요.”

B : “나도 (상부)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어요. 나도 그들이 와서 주민들을 도와주길 바라요. 하지만 그들은 노인도 돌보지 않고, 임산부도 외면하고, 사망하는 노인들도 책임 안 져요. 심지어 쓰레기통도 안 치워요. 위 선생님, 정말 나도 어쩔 수가 없어요. 내가 선생님보다 더 가슴이 아파요. 선생님은 하나의 가정이지만, 내가 목격하는 건 (위험에 처한) 무수한 가정입니다. 미안합니다. 선생님, 나도 어찌할 도리가 없어요.”

 

지난 4월 25일 CNN이 보도한 상하이 시민의 항의 모습. photo CNN
지난 4월 25일 CNN이 보도한 상하이 시민의 항의 모습. photo CNN

노인 학대, 여성 폭행, 강제 삭발… 추락하는 인간성

대화는 여기서 끝난다. 두 사람의 대화는 봉쇄된 상하이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짐작하게 한다. 현지 주민들은 시진핑의 ‘제로코로나 정책(淸零政策)’으로 집안에 갇힌 채 꼼짝할 수 없고, 정부 기관은 식료품 조달과 환자 치료 등 주민들의 요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26일로 상하이 봉쇄는 한 달이 지났다. 통화 속의 퇴직교사가 지금도 살아있는지 알 수 없다. 얼마나 많은 주민이 굶주리고 죽어가는지, 어떤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지 외부에서 알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 중국 언론은 이에 대해 단 한 줄도 보도하지 않는다. 공산당의 엄격한 정보 통제 탓이다. 인구 2500만의 세계적 대도시이자 중국의 경제수도라는 상하이가 처한 현실은 시진핑과 극소수 공산당 지도부만 알 뿐이다.

하지만 세상에 완전한 비밀은 없다. 간간이 밖으로 흘러나오는 짧은 동영상과 사진, 음성 등은 상하이의 참혹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필자의 트위터에 올라온 이들 자료를 모자이크처럼 조합해 보면, 공산당 치하에서 인권이 어디까지 짓밟힐 수 있는지, 팔에 완장 찬 사람들의 인간성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2010년대 상하이를 방문해 인파로 북적이던 난징루(南京路)와 멋진 경관을 자랑하는 와이탄(外灘)을 거닐었던 필자는 이들 동영상을 보는 내내 무너진 상하이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국내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자료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장면1(4월 12일, 상하이)

지난 4월 12일 올라온 동영상은 상하이의 한 뒷골목에서 벌어진 노인 학대 장면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하얀 위생복장을 한 덩치 큰 남성이 한 할머니를 몰아붙인다. 할머니는 옷가지 등을 담은 가방을 들고 가다 단속요원에게 붙잡혔다. 동영상은 골목길 아파트 5~6층에서 촬영한 것이어서 두 사람의 말싸움을 정확히 알아들을 수 없다. 하지만 단속요원은 “왜 집 밖으로 나왔느냐”고 윽박지르고, 할머니는 “죽지 않으려 음식과 옷 구하러 나왔다”고 악을 쓰는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자 단속요원은 느닷없이 할머니 옆에 있는 가방을 발로 힘껏 걷어찬다. 가방은 나동그라지고 옷가지 등이 더러운 길바닥에 흩어진다. 할머니는 비명을 지른다. 단속요원은 가방을 번쩍 들어 골목길로 사라진다. 이 동영상 트위터에는 “차이나 모델(中國模式)의 진실을 남김 없이 드러냈다”는 글이 달렸다.

#장면2(4월 22일, 상하이 외곽)

지난 4월 22일 트위터에는 상하이 교외에서 7명의 단속요원들이 한 중년 여성을 폭행하는 동영상이 올라왔다. 주홍색 점프를 입은 요원들은 길을 가는 한 여성을 세운다. 머리가 벗겨진 50대 남성이 여성을 잡더니 물이 흥건한 길바닥으로 넘어뜨린다. 그런 다음 “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했지”라고 외치며 발로 여성을 마구 찬다. 넘어진 여성이 일어서려 하자 남성은 다시 여성을 밀쳐 물에 빠뜨린다. 여성이 힘겹게 일어서 “앞으론 밖에 안 나오겠다”며 물에 젖은 옷을 털며 마중 나온 어린 딸의 손을 잡고 집 안으로 들어간다. 모녀의 등 뒤에서 단속요원은 큰소리로 계속 욕을 한다.

필자가 동영상을 확대해봤더니, 요원들이 입은 주황색 점프 등짝에 ‘난허지원자(南和志願者)’란 글씨가 인쇄돼 있다. 난허촌(南和村)은 상하이 중심부에서 서쪽으로 약 40㎞ 떨어진 농촌지역이다. ‘지원자(志願者)’는 자원봉사자(volunteer)란 뜻이다. 이들은 피해 여성과 같은 동네 주민이거나 이웃마을 농민일 가능성이 높다. 주민을 위한다는 자원봉사자들이 ‘코로나 단속’이라는 작은 권력을 손에 쥐자, 자녀가 보는 앞에서 약한 여성을 발로 짓밟는 잔인한 모습을 보였다. 1960~1970년대 문화대혁명 당시 10대 홍위병들이 자기 학교 교사나 교장, 문학가, 과학자 등 지식인들을 ‘우파(右派)’라 비난하며 그들의 몸을 묶어 돌아다니며 핍박했던 장면이 떠오른다. 동영상을 올린 트위터는 “중공(中共·중국공산당) 국민 중 많은 사람이 이미 기본적인 인성을 잃어버렸다. 여러 명의 큰 남자들이 손에 아무것도 들지 않은 부녀자에게 악랄한 수단을 사용했다”고 비판했다. 이것이 2022년 봄 중국에서 가장 개방적이고 활력 넘치는 도시, 상하이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장면3(4월 6일, 산둥성 허쩌시)

지난 4월 6일 중국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동영상은 코로나 봉쇄령을 어긴 한 남성이 단속요원들에게 강제 삭발당하는 충격적인 장면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언론에도 소개된 이 영상은 산둥성(山東省) 서부 허쩌시(菏澤市)에서 촬영된 것이다. 이 동영상을 보면, 방역 단속요원 2명이 주민 1명을 무릎 꿇려 제압한 뒤 전동 이발기(속칭 ‘바리깡’)로 머리를 민다. 단속요원 중 한 명은 주민의 팔을 꺾고 등 위에 올라타 강제로 무릎을 꿇린다. 이어 다른 한 명은 왼손으로 주민의 뒷덜미를 잡고 오른손으로 전동 이발기를 앞뒤로 왕복해 머리칼을 밀어 버린다. 단속요원들은 “외출하지 말라고 했으면 절대 집을 나가선 안 된다”고 윽박지른다. 삭발이 끝나자 단속요원들은 웃으며 자리를 떴고, 주민은 듬성듬성해진 머리를 쓸어 만지며 참담한 표정을 짓는다. 이 영상을 본 중국 네티즌들은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한 행위” “모욕적이고 비인간적”이라며 분노했다.

봉쇄 한 달여를 맞은 상하이의 한 아파트 단지. photo CNBC
봉쇄 한 달여를 맞은 상하이의 한 아파트 단지. photo CNBC

“중국인에게 인권은 없다, 자기 생각 갖는 것조차 罪”

한 달 이상 식품 부족과 당국의 직무태만, 코로나 단속요원들의 비인간적 폭력을 견디고 있는 상하이 시민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이들의 억눌린 분노는 여러 가지 형태로 분출되고 있다. 한 상하이 시민은 “그들(권력자들)의 눈에 우리는 개미나 부추 나부랭이에 불과하다”며 “내가 느끼기로 지금은 문혁(文革) 2.0 버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의소리(VOA) 중문망이 지난 4월 12일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음성 파일을 들어보면, 상하이에 거주하는 이 여성은 중국 정부에 대한 깊은 실망과 분노를 격정적으로 토로하고 있다. 그의 발언은 5분57초로 꽤 길지만, 현재 상하이 시민의 심리상태를 누구보다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어 중요 부분을 필자가 발췌해 옮겨 본다.

“상하이가 봉쇄된 지 20일이 넘었다. 우리는 지금 감옥에 갇힌 것이나 마찬가지다. 눈곱만큼의 자유도 없다. 나는 코로나19검사를 이미 9번 받았다. 우리 지역은 양성반응자가 한 명도 없다. 전부 음성이다. 그런데도 집 밖으로 한 발짝도 못 나간다. 그들(권력자들)의 눈에 우리 국민 대중(老百姓)은 백성이 아니다. 단지 개미고 부추다. 즉 그들에 의해 버려지는 존재다. 몇 명이 죽어 나가든 그들은 아무 상관하지 않는다. 내가 느끼기로 지금은 문화대혁명 2.0 버전이다. (문혁 2.0은) 이미 철저하게 우리 곁에 다가왔다. 지난 4월 18일 3시간 동안 봉쇄를 푼다고 해서 재빨리 식료품을 사러 갔다. 식료품점은 인산인해였다. 이게 무슨 방역이냐? 만약 식료품 사러 온 주민 중 양성자가 한 명이라도 있다면 코로나를 전파하지 않겠나? 그럼 지금까지 봉쇄한 것은 모두 헛짓거리한 것 아니냐? 사람들이 왜 몰래 집을 나와 식품을 약탈하겠나? 정부가 민생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대문을 틀어막아 죽든 말든 상관 않으면서, 언제 다시 봉쇄를 풀어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두려움이 가득하다. 우리는 정부가 한 말에 결코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모두 속임수다. 정부는 무작정 봉쇄할 것이 아니라 양성자가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다음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 그러면 우리도 그에 따라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부는 전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모두를 속였다. 우리 친척이 바오산구(寶山區)에 사는데, 정부가 식료품을 주었는지 물었더니, 친척이 말하길 “공기만 주었을 뿐 아무것도 준 게 없다”고 대답했다. 친척 집에 채소는 완전히 끊겼고, 식사도 국수 한 번, 밥 한 번, 하루 두 끼만 먹는다고 한다. 친척 집에는 크는 아이가 있어 아이를 푸대접할 수는 없는데 방법이 없다. 게다가 지금은 보안(保安) 대신 무장경찰(武警)이 들어왔다. 그들은 친척이 쓰레기장을 한 바퀴 도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그들(무장경찰)은 손톱만큼의 인간미(人情)도 없다. 그들은 국가의 기계일 뿐이다. 만약 봉쇄가 5월까지 이어진다면 우리 집도 위험하다. 남편이 당뇨병이 있는데 약이 보름분밖에 없다. 어제 거민위원회에 당뇨병 약을 요청했지만, 약이 떨어져 줄 수 없다고 한다. 지금은 매일매일 하느님과 부처님께 기도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중국인에게는 인권이 없다. 인권이 어디 있나. 자기 생각을 갖는 것조차 죄(罪)다. 스스로 생각할 수 없고, 말할 수 없다.”

 

“공산당이 통치하는 날들은 암흑의 나날”

VOA 기자가 이 여성에게 “이번 봉쇄 사태로 상하이 시민들이 자유의 중요성에 대해 혹시 각성하지 않았나? 설령 자유는 말하기 어렵더라도, 지금은 밥조차 먹기 어렵고 살아가는 것조차 문제가 되었는데, 평온한 삶을 경험했던 사람들 중에 정신을 차린 사람들이 있지 않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이 여성은 이렇게 대답한다. “주민들은 (힘든 상황이) 자기에게 직접 닥쳐야 비로소 목소리를 낸다. 하지만 이번 일로 각성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모두 세뇌되어 사고가 망가졌다(都被洗腦洗壞了). 나는 중앙TV방송(CCTV)의 저녁 7시 뉴스(新聞聯播)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TV나 연속극조차 안 본다. TV 연속극은 모두 그들(지도자)을 칭송하는 것밖에 없다. 볼 필요가 없다. 신문과 방송에서 진실된 것은 날짜뿐이고, 기사 제목은 모두 거짓이다. 하지만 그들(공산당)이 반박하는 세간의 소문은 반드시 진실이다. 나는 공산당엔 반대하지만, 내 나라는 사랑한다.”

이 여성의 비관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중국 각지에선 ‘각성’하는 시민들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산발적이고 소규모지만 그 흐름은 심상치 않다. 지난 4월 25일 후난성(湖南省) 헝양시(衡陽市)에서 저우차이웨이(周才偉)란 가수 겸 인기 블로거가 주도한 야간 음악제가 열렸다. 이 음악제에서 저우씨가 선창(先唱)을 하면, 관중들이 후렴을 부르는 흥미로운 광경이 목격됐다. 저우씨가 “공산당의 나날(共産黨的天)”이라고 외치자, 관중들은 “암흑의 날들(是黑暗的天)”이라고 호응했다. 저우씨가 “공산당 사람들은(共産黨的人)”이라고 하자, 관중들은 “뻔뻔한 인간들(是个个不要臉)”이라고 맞받았다. 이어 가수 저우씨가 “준비됐냐”면서 “과거의 도적 떼는 깊은 산에 있었지만”이라고 노래하자, 관중들은 “지금의 도적 떼는 공안(公安·경찰)”이라고 합창했다.

참석자들은 대놓고 공산당을 비판하면서도 긴장하긴커녕 서로 웃으며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경찰의 감시나 체포를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필자가 대학을 다니던 1970년대 말~1980년대 초 한국 대학가에서 시위 학생들이 반정부 구호를 외치면서도 체포를 두려워하지 않던 모습이 떠올랐다. 이는 공산당을 비판하는 행위가 현지 주민들 사이에 보편적인 공감과 호응을 얻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난 4월 23일 밤 9시41분, 상하이 중푸(中福)의 아파트 단지에서 특이한 상황이 벌어졌다. 필자의 이웃 트위터가 올린 동영상을 보면, 일부 아파트에서 냄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 소리가 다른 동으로 퍼져나갔다. 조금 지나자 아파트 단지 여기저기서 냄비 두드리는 소리가 거의 합창처럼 커져 단지 전체로 울려 퍼졌다. 주민들의 행동은 “먹을 것을 달라”는 무언의 항의 시위였다.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현재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시진핑의 최대 업적이라는 ‘제로코로나’ 정책을 유지(즉 봉쇄)하자니 상하이 주민의 희생이 너무나 크고, ‘제로코로나’ 정책을 포기하자니 시진핑 정책의 오류를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베이징마저 봉쇄 위기에 처했다. 독일 매체 도이체빌레(DW)는 “2020년 시진핑은 중국이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승리했으며, 중국의 사회제도가 서방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선포했다”면서, 시진핑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2500만 상하이인이 겪고 있는 ‘지옥의 경험’이 중국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그럼에도 이들이 겪은 비인간적 경험은 입에서 입을 통해 14억 중국인에게 퍼져나갈 것이다. 그들이 속삭이는 메시지는 ‘시진핑 찬양’과 ‘공산당 옹호’에서 ‘공산당 타도’와 ‘시진핑 퇴진’까지 다양할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공산당과 시진핑을 보는 중국인의 시선이 상하이 ‘봉쇄’ 이전과 이후, 크게 달라질 것이란 점이다. 지금 가장 초조한 사람은 시진핑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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