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테라(Terra) 공동대표 / 유튜브 캡처
권도형 테라(Terra) 공동대표 / 유튜브 캡처

한국산 코인 루나·테라를 발행한 테라폼랩스 권도형 대표의 집으로 찾아가 초인종을 눌렀던 남성 A씨가 16일 경찰조사를 받았다. A씨는 주거침입 혐의는 인정하면서도이야기를 들으러 갔을 뿐이라고 주장하면서 오히려 권 대표에게 사과와 보상을 촉구했다. 이에 온라인 상에서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투자자들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A씨는 이날 오전 서울 성동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뒤 취재진의 질문에 권 대표가 공식 사죄하고 가진 자금을 동원하든 어떠한 (보상) 계획을 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루나 코인 사태로 폭락을 맞은 20만명 이상의 피해자가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제 주변에 실제로 삶을 포기하신 분들이 있다고 전했다. A씨는 권 대표의 자택 주소를 어떻게 알았느냐는 취재진 물음에는 인터넷 글을 보다가 우연히 등기부등본을 봤다고 답했다.

A씨는 지난 512일 권 대표가 사는 아파트 공용현관을 무단침입해 집 초인종을 누르고 집에 있던 권 대표 부인에게 남편이 집에 있냐고 물어본 뒤 도주했다. A씨는 아프리카TV에서 가상화폐 전문 방송을 하는 BJ로 루나 코인에 20억원 가까이 투자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조사에서는 건물에 들어간 건 사실이지만, 단순히 얘기를 들으러 찾아간 것일뿐, 신변을 위협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의도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 photo 권도형 테라(Terra) 공동대표 제공 = 코인데스크코리아
권도형 테라(Terra) 공동대표 / 제공 = 코인데스크코리아

‘루나 사태’ 이후 온라인에서는 투자 실패에 따라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과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가상화폐 투자 실패로 손실을 봤다고 말한 한 투자자는“예전에는 몰랐는데 투자 실패로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들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 영끌로 가상화폐에 투자한 내 자신이 제일 한심하다. 가족들 얼굴을 볼 수가 없다”고 했다. 역시 루나에 투자했다는 한 투자자도 “아내 모르게 큰돈을 투자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하루 아침에 전 재산을 잃었다”고 한탄했다.

보건복지부가 발행한 ‘2021년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이유 중 경제생활 문제가 전체의 26.7%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극단적 선택 충동의 이유도 경제적 어려움38.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6일에는 일본의 유명배우 와타나베 히로유키가 투자에 실패해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와타나베는 2017년부터 정신적 불안감을 호소해왔으며, 최근에는 투자 실패로 1억엔(한화 약 97500만원)에 달하는 손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경제적 이유로 비관적 선택을 할 정도로 심리상태가 좋지 않다면 전문가와 지인의 도움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