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코인 ‘루나·테라’를 발행한 테라폼랩스 권도형 대표의 집으로 찾아가 초인종을 눌렀던 남성 A씨가 16일 경찰조사를 받았다. A씨는 주거침입 혐의는 인정하면서도이야기를 들으러 갔을 뿐이라고 주장하면서 오히려 권 대표에게 사과와 보상을 촉구했다. 이에 온라인 상에서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투자자들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A씨는 이날 오전 서울 성동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뒤 취재진의 질문에 “권 대표가 공식 사죄하고 가진 자금을 동원하든 어떠한 (보상) 계획을 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루나 코인 사태로 폭락을 맞은 20만명 이상의 피해자가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제 주변에 실제로 삶을 포기하신 분들이 있다”고 전했다. A씨는 권 대표의 자택 주소를 어떻게 알았느냐는 취재진 물음에는 “인터넷 글을 보다가 우연히 등기부등본을 봤다”고 답했다.
A씨는 지난 5월 12일 권 대표가 사는 아파트 공용현관을 무단침입해 집 초인종을 누르고 집에 있던 권 대표 부인에게 “남편이 집에 있냐”고 물어본 뒤 도주했다. A씨는 아프리카TV에서 가상화폐 전문 방송을 하는 BJ로 루나 코인에 20억원 가까이 투자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조사에서는 건물에 들어간 건 사실이지만, 단순히 얘기를 들으러 찾아간 것일뿐, 신변을 위협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의도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나 사태’ 이후 온라인에서는 투자 실패에 따라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과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가상화폐 투자 실패로 손실을 봤다고 말한 한 투자자는“예전에는 몰랐는데 투자 실패로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들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 영끌로 가상화폐에 투자한 내 자신이 제일 한심하다. 가족들 얼굴을 볼 수가 없다”고 했다. 역시 루나에 투자했다는 한 투자자도 “아내 모르게 큰돈을 투자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하루 아침에 전 재산을 잃었다”고 한탄했다.
보건복지부가 발행한 ‘2021년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이유 중 ‘경제생활 문제’가 전체의 26.7%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극단적 선택 충동의 이유도 ‘경제적 어려움’이 38.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6일에는 일본의 유명배우 ‘와타나베 히로유키’가 투자에 실패해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와타나베는 2017년부터 정신적 불안감을 호소해왔으며, 최근에는 투자 실패로 1억엔(한화 약 9억7500만원)에 달하는 손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경제적 이유로 비관적 선택을 할 정도로 심리상태가 좋지 않다면 전문가와 지인의 도움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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