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4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화상 각료회의를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지난 3월 14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화상 각료회의를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달에 원자력발전소(원전)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우주사업의 첫 과제라고 밝혔다. 러시아가 중국과 함께 2035년까지 달 원전 건설을 검토하는 것이 알려지면서 서방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보이는 중이다. 

3월 14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은 푸틴 대통령의 화상 각료회의 발언을 전했다. 이날 그는 "우주에 원전을 짓는 것이 우주 프로젝트에서 우선순위여야 한다"며 "원전은 우주에서 잘 작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푸틴의 발언은 3월 5일 있었던 유리 보리소프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사장의 발언과 맞닿아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보리소프 사장은 러시아 시리우스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축제(WYF)에서 "우리는 중국의 동료들과 함께 2033년부터 2035년까지 달 표면에 원전을 짓는 프로젝트를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핵 활용 위성무기 정보 줄 이어"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달 뒷면에 유인기지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푸틴의 원전 건설 발언은 유인기지에 필요한 에너지원을 원전으로 충당하겠다는 걸 뜻한다. 태양광 패널만으로는 달 정착에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없으니, 대신 원전을 지어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푸틴의 달 원전 계획을 서방에서는 우려섞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원전은 에너지원일 수도 있지만 핵무기로 활용될 위험이 있어서다. 지난 2월 CNN은 미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가 핵 전자기펄스(EMP)를 이용해 지구 주변의 인공위성들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CNN은 "미 국방부와 정보당국은 수년간 EMP를 포함한 러시아의 대(對)위성무기 개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최근 몇 달 동안 러시아의 핵을 활용한 위성무기에 관한 정보가 줄을 이었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는 러시아가 핵 EMP를 활용할 경우 우주 공간에 대량살상무기를 배치하는 것을 금지한 1967년의 우주조약을 위반하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본다. 실제로 러시아가 우주공간에서 핵 EMP를 위성요격 무기로 사용한다면 전 세계 위성통신망은 순식간에 마비될 수 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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