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우 코치와 머리를 잡아 놓고 스윙 연습을 하는 김민규 프로. photo 민학수
이시우 코치와 머리를 잡아 놓고 스윙 연습을 하는 김민규 프로. photo 민학수

“2022년 코오롱 한국오픈에서 첫 우승을 하고 빨리 승수를 추가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 뒤로 교통사고도 나고 복귀 후에도 여러 번 우승 찬스를 살리지 못해 속상하고 힘들었다. 이번 대회에서 2승째를 거둬 그 아쉬움이 해소가 됐다. 정말 기쁘다.”

지난 6월 2일 충북 충주시 킹스데일 골프클럽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에서 통산 2승째를 올린 김민규(23)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는 중학교 동창 조우영(23)을 상대로 연장 2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해 상금 1억6000만원을 받았다. 

김민규는 “우영이는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고 중학교는 신성중학교를 함께 다녔다. 중학교 때 우영이와 함께 데상트코리아가 주최한 르꼬끄배 전국중고등학생 골프대회에서 단체전 우승을 합작했다. 나는 개인전 우승까지 거머쥐었었다”며 웃었다.

김민규는 ‘골프 신동’이라 부를 만한 이력을 지녔다.  

열네 살이던 2015년 역대 최연소로 아마추어 국가대표로 뽑혔고, 중학교 졸업 후에는 유럽으로 건너가 2부와 3부 투어에서 실력을 쌓았다. 2018년에는 유럽 2부 투어 최연소(17세 64일) 우승 기록을 세웠다. 코로나 사태로 유럽투어 운영이 중단되자 귀국해 2020년 KPGA투어에 데뷔한 김민규는 4차례 준우승 끝에 한국오픈에서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하지만 한국오픈 이후 교통사고로 잠시 대회 출전을 쉬었던 김민규는 지난해에는 여러 차례 톱10에 올랐지만 우승 기회를 잡지 못했다. 김민규는 올해 4월부터 이시우 코치와 함께 스윙의 일관성을 높이는 훈련을 했다.

이시우 코치의 말이다. “김민규 프로는 300야드가 넘는 비거리에 기본기가 탄탄한 스윙을 갖고 있지만 긴장하면 가끔 한 번씩 왼쪽으로 당기는 풀샷(pull shot)이 나온다.  그래서 함께 노력하는 부분이 임팩트 때 머리 위치를 고정하고 클럽 페이스가 스퀘어하게 유지한 채 회전할 수 있도록 연습하고 있다.”

가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도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몸을 풀 때 클럽의 샤프트를 이용해 임팩트 때 머리가 움직이지 않도록 연습하는 걸 볼 수 있다. 왜 머리 위치가 중요한 것일까?

이 코치는 이렇게 설명했다. “오른손잡이 골퍼 기준으로 왼쪽으로 당기는 풀샷이나 오른쪽으로 크게 휘는 슬라이스는 주말골퍼에게서도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샷 실수다. 임팩트 때 클럽 헤드가 닫혀 맞으면 풀샷이, 클럽 헤드가 열려 맞으면 슬라이스가 발생하는 게 일반적이다. 어드레스 때 정해 놓은 머리 위치가 임팩트 때 달라진다면 스윙 궤도는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고 클럽 헤드도 스퀘어한 상태로 공을 때릴 수 없게 된다. 결국 공의 구질은 임팩트 때 클럽페이스에 의해 결정된다. 그렇기 때문에 머리 위치를 잘 유지하면서 스윙해야 정확성과 일관성을 높일 수 있다.”

머리 위치가 움직이는 실수를 고치는 방법은 코치나 지인에게 샤프트나 얼라인먼트 스틱으로 머리 위치가 움직이지 않는지 체크하면서 스윙 연습을 하는 것이다. 혼자서도 벽에 머리를 붙인 상태로 두 팔을 가슴에 모으고 백스윙부터 다운스윙, 피니시 자세를 연습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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