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현지시각), 무선호출기(삐삐) 동시다발 폭발로 사망한 동료들의 관을 운구하는 헤즈볼라 대원들. photo 뉴시스
지난 19일(현지시각), 무선호출기(삐삐) 동시다발 폭발로 사망한 동료들의 관을 운구하는 헤즈볼라 대원들. photo 뉴시스

레바논을 근거로 활동하는 친(親)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최고 수장이 최근 무선호출기(삐삐)와 무전기 동시다발 폭발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보복을 천명하고 나섰다. 지난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시작된 중동의 전운이 이스라엘 남쪽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북쪽 레바논 일대로 급격히 옮겨갈 전망이다.

지난 19일(현시시각), 헤즈볼라의 최고 수장 하산 나스랄라는 영상으로 메시지를 내고 “호출기 수천개를 터뜨린 이스라엘은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이 학살 공격은 선전포고”라고 규정했다. 이어 “헤즈볼라는 전례없는 타격을 입었지만 이런 공격으로는 헤즈볼라를 무너뜨리지 못한다”며 “레바논 전선은 가자지구 전쟁이 끝날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7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등에서 헤즈볼라 대원들이 통신수단으로 사용하는 무선호출기(삐삐) 수천대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졌다. 이튿날인 18일에는 헤즈볼라 대원들이 사용하는 무전기도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했다. 이 사태로 지금까지 37명이 사망하고, 4000명 가까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다. 레바논 주재 이란대사도 소지하던 삐삐가 터지면서 두 눈을 크게 다친 것으로 알려진다.

그간 헤브볼라 대원들은 이스라엘의 휴대폰 위치추적 및 도감청 등을 피해 삐삐를 주된 통신수단으로 써왔는데, 수천대의 삐삐가 알 수 없는 이유로 터진 것이다. 다만, 이 사건의 유력한 배후로 의심되는 이스라엘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NCND(시인도 부인도 안함)’의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한편, 보복을 천명하는 헤즈볼라 최고 수장의 영상이 공개된 직후 이스라엘은 레바논에 대한 선제타격을 단행했다. 이스라엘군은 19일(현지시각)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를 준비 중이던 로켓발사대 100여기를 선제타격했다고 밝혔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헤즈볼라는 쫓기는 기분이 들 것”이라며 “시간이 갈수록 헤즈볼라는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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