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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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근무하던 여성 군무원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북한강에 유기한 현역 군 장교의 잔혹한 범행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5일 강원경찰청에 따르면 피의자 A(38)씨는 지난달 25일 부대 주차장 내 차량에서 B(33)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목을 졸라 살해했다. 이후 A씨는 태연하게 근무를 이어가며 치밀하게 증거 인멸을 계획했다.

A씨는 퇴근 후 철거 예정인 부대 인근 건물로 시신을 옮겨 직접 준비해 온 도구로 시신을 훼손했다. 해당 건물은 이미 일부가 철거된 상태였고, A씨는 이곳에서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주의깊게 증거를 제거했다. 현장을 조사한 경찰은 바닥과 벽이 철거된 상황에서 혈흔 등 결정적 증거를 찾기 어려운 상태였다.

SBS 보도에 따르면, A씨는 공사장 관계자와 마주쳤으나 당황하지 않고 "주차해도 되느냐"며 태연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관계자는 "차 안에 물체가 있는 것을 봤다"고 증언했다.

A씨는 시신을 북한강으로 옮겨 봉투에 돌을 넣어 가라앉히는 치밀함을 보이며 유기했다. 다음날 화천까지 국도로 이동하는 동안 흉기를 중간중간 버리기도 했다. 범행 은폐를 위해 A씨는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부대 측에 "휴가 처리해 달라"는 결근 메시지를 보내는 등, 피해자가 살아있는 것처럼 생활반응까지 조작했다.

그러나 그의 계획은 지난 2일 시신 일부가 물에 떠오르며 무산됐다. A씨는 시신의 부패로 발생한 가스와 화학반응에 따른 삼투압으로 시신이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까지는 예측하지 못한 것이다.

경찰은 시신을 발견한 후 지문 감식과 DNA 분석을 통해 피해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CCTV와 통화 기록을 추적해 불과 하루 만에 서울 강남구 일원역 지하도에서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살인, 사체손괴,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됐으며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6일 A씨의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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