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선택했던 이들은 지난 5개월 동안 현 정부의 국정운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그리고 이들은 차기 대선후보군으로 지목받는 이들 중 누구에게 호감을 보내고 있을까. 이번 주간조선 여론조사에서는 이런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이번 주간조선-케이스탯리서치 여론조사에서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을 선택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 조사 대상 1001명 중 405명(가중값 적용 402명)이었다. 이들을 따로 ‘윤 투표층’으로 정의한 뒤 이들의 생각을 엿보기로 했다.

여전히 흔들리지 않는 지지 

일단 이들 중 상당수는 여전히 윤 대통령을 향한 지지가 굳건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평가에서 윤 투표층 중 62.5%가 긍정평가(‘매우 잘하고 있다’ 23.0%, ‘잘하는 편이다’ 39.5%)를 내려 전체 응답자(30.2%)보다 호의적인 반응을 보냈다. 긍정평가를 내린 전체 응답자는 총 304명. 이 중 대다수인 255명은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에게 표를 줬던 사람들이다.

반면 윤 투표층의 국정운영 부정평가는 32.9%였다. 적지 않은 이탈이 생겼다. 윤 투표층은 보수성향 유권자와 중도층이 섞인 집단이다. 이미 윤 대통령은 수많은 여론조사를 통해 중도층 이탈을 우려하는 경고장을 받았는데, 부정평가를 내린 윤 투표층의 상당수는 중도층일 공산이 크다.

긍정·부정평가의 수치보다 중요한 것은 지지층의 평가 내용이다. ‘후보 윤석열’에게 표를 준 투표층은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이 강했는데 윤 대통령이 그들의 열망을 받아들여 내세웠던 키워드는 ‘공정’과 ‘정의’였다.

윤 투표층이 국정수행에 긍정평가를 내린 첫 번째 이유는 ‘공정하고 정의로워서’로 31.0%가 여기에 해당했다. 각종 부정적 이슈에도 이들은 윤 정부를 강하게 신뢰하는 집단이다. 민주당은 지난 8월 개최한 ‘윤석열 정권 100일 평가 토론회’에서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공정·정의·원칙 때문에 윤 정부를 지지한다’고 답한 이들을 ‘윤 정부에 대한 무조건 신뢰층’으로 정의했는데 이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결단력과 추진력이 좋아서’ 긍정평가를 내린 이들도 30.6%로 상당했다. ‘민생을 잘 챙겨서’는 10.6%, ‘소통을 잘해서’는 9.3%, ‘자질과 능력이 뛰어나서’는 5.0%, ‘리더십이 훌륭해서’는 3.1%였다.

반대로 윤 대통령에 표를 던졌지만 부정평가를 내린 이들의 대답을 보면 긍정평가와 양상이 다르다. 전체 응답자와 비교해보면 부정적 평가 이유가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다. 전체 조사에서는 ‘자질과 능력의 부족’(47.3%)이 압도적으로 거론됐지만 윤 투표층은 다양한 이유들을 거론하며 부정평가를 내렸다.

‘자질과 능력의 부족’(26.5%)이 상대적으로 많았지만 전체 조사와 비교할 때 그 비중이 낮다. ‘인사문제가 많아서’(14.9%), ‘일방적이고 독단적이어서’(14.8%), ‘소통이 부족해서’(14.1%), ‘민생을 잘 못 챙겨서’(12.6%), ‘언행이 신중하지 못해서’(11.7%) 등 모든 선택지가 두 자릿수 응답률을 기록했다. 

지난 5개월간 윤석열 정부의 악재는 다양하게 노출돼 왔다. 반대 여론에도 임명을 강행했다가 34일 만에 물러난 박순애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사례부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내홍, 만 5세 입학 문제로 대표되는 오락가락 정책 메시지, ‘바이든’과 ‘날리면’의 혼란 속으로 전국을 밀어넣은 실언 리스크 등이 부정 평가의 이유에 차곡차곡 쌓였다.

윤 투표층은 향후 국정운영을 전망하는 시선도 전체 여론과는 차이를 보인다. ‘지금보다 국민의 지지를 더 받을 것’이라는 응답이 67.5%(전체 32.6%), ‘지금보다 국민의 지지를 못 받을 것’이라는 응답이 28.1%(전체 63.7%)였다. 2024년 4월 열릴 총선에서도 윤 투표층 중 69.1%는 국민의힘 후보를 찍겠다고 답했다.

유승민 향한 강한 반감 드러내 

차기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정치인들은 윤심(尹心)과의 관계 설정이 중요하다. 윤 대통령에게 투표했던 이들을 끌어안는 것을 고민해야 하는 까닭이다. 윤 투표층이 선호하는 인물은 이랬다. 안철수·오세훈·원희룡·유승민·한동훈·홍준표 등 범여권 차기 후보군 중 ‘윤 투표층’이 가장 호감을 갖는 인물은 오세훈 서울시장이다. 윤 투표층의 79.7%가 오 시장에 호감을 갖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한동훈 법무장관(73.2%), 홍준표 대구시장(66.4%),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65.9%), 안철수 의원(58.3%), 유승민 전 의원(27.5%) 순으로 호감이 높았다. 비호감도는 유 전 의원(66.0%), 안 의원(39.5%), 홍 시장(30.8%), 원 장관(24.5%), 한 장관(17.3%), 오 시장(16.5%) 순으로 높았다.

윤 투표층의 선호도는 사실상 국민의힘 지지자의 선호도와 닮았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극도로 싫어하고(호감 8.3%) 국민의힘 내 야당 포지션인 유 전 의원에 대해서도 호감을 갖는 이가 적다. 이들은 유 전 의원보다 야권의 김동연 경기도지사(28.6%)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35.0%)에 더 호감을 보인다. 국민의힘 당권을 노리고 있는 안 의원은 부족한 당내 기반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껴안고 있는데, 이번 조사에서도 윤 투표층에서 낮은 호감과 높은 비호감이라는 장벽이 드러났다.

한때 여러 여론조사에서 한 장관보다 지지율이 낮았던 오 시장은 최근의 상승세를 반영하듯 가장 호감이 높았지만 호감의 강도는 느낌이 다르다. 오 시장을 향한 윤 투표층의 호감을 들여다보면 ‘매우 호감’이 35.7%, ‘대체로 호감’이 44.0%다. 반면 한 장관은 ‘매우 호감’이 50.7%. ‘대체로 호감’이 22.5%로 호감의 강도가 오 시장보다 훨씬 강하다. 오 시장에 보이는 ‘대체로 호감’과 한 장관에게 보내는 ‘매우 호감’의 차이는 윤 대통령과의 거리에서 나온다. 검찰 내 최측근 출신에 초대 법무부 장관이란 점에서 한 장관을 현 정부와 떼어 놓고 생각하기 어려운 관계란 점이 반영된 결과다.

 

조사 어떻게 했나_  이 조사는 주간조선이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0월 14~15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집전화 임의전화걸기(10%)와 휴대전화 가상번호(90%)를 결합한 전화 면접원 조사 방식이다. 표본은 2022년 9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할당 추출했으며 인구 비례에 따른 가중치(셀 가중)를 부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 응답률은 11.8%다. 상세 자료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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