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간조선과 케이스탯리서치 조사는 단순 호감도를 측정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차기 대선주자로 평가받는 10인에 대해 ‘호감’과 ‘비호감’의 이유를 물었다. 보통 여론조사에서 호감도 조사는 지지율보다 근본적인 선호를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들은 왜 호감을 얻었고 왜 비호감을 샀을까.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호감 ‘도덕적이고 청렴해서’(41.9%)

비호감 ‘자질과 능력 부족’(42%)

지난 대선후보 시절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의 장점으로 내세운 건 ‘도덕성’과 ‘능력’이었다. 자신이 다른 후보들에 비해 우위에 있는 이들 요소로 인해 국민들이 점점 알아줄수록 자신의 지지율이 오를 거라고 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이 안 의원에게 호감을 갖는 첫 번째 이유는 ‘도덕적이고 청렴해서’(41.9%)였다. 도덕성이라는 측면에서는 합격인 셈이다.

하지만 ‘능력’이란 요소를 놓고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안 의원과 인터뷰를 해보면 그는 의사, 벤처기업가, 교수, 정치인으로 변신하면서 매번 성공을 거둔 이력과 그 성과에 강한 자신감을 피력한다. ‘자질과 능력이 뛰어나서’라는 응답은 2번째로 많았지만 22.7%로 그 비중이 크지 않다. ‘언행이 솔직해서’(22.3%)와 비슷한 정도다.

오히려 비호감 이유의 첫손으로 꼽히는 건 ‘자질과 능력이 부족해서’(42.0%)였다. 능력을 장점으로 내세우는 안 의원에게는 뼈아픈 결과다. 보통 이런 비호감 응답을 하는 건 상대당 지지자들인데, 안 의원의 자질 부족을 꼽는 응답층은 지지 정당 여부와 관계없이 고르게 분포한다. 민주당 지지자(43.6%), 국민의힘 지지자(42.3%), 지지정당 없음·모름·무응답층(39.1%) 모두 비슷한 비율로 지적하고 있다. 당권 도전에 나서야 하는 안 의원으로서는 당장 국민의힘 지지자들에게 자신의 유능함을 입증해야 할 상황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호감 ‘자질과 능력이 뛰어나’(46.2%)

비호감 ‘도덕적·청렴하지 않아’(25.6%)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경험과 능력이 부족해서’라는 비판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는 건 ‘능력 있는 정치인’에 대한 대중의 갈망을 뜻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호감을 보이는 사람들은 그의 자질과 능력(46.2%)을 첫손에 꼽는다. ‘도덕적이고 청렴해서’(16.4%), ‘언행이 솔직해서’(16.3%), ‘나와 정치적 성향이 맞아서’(13.2%) 등 다른 이유들은 10%대로 대동소이했다.

오 시장의 자질과 능력에 두터운 지지를 보내는 세대는 30대다. 오 시장에게 호감을 보인 30대 남성 중 61.9%가 ‘자질과 능력’을 호감의 이유로 꼽았다. 30대 여성 중에서도 62.1%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런 30대는 오 시장을 밀어주는 집단이다.

오 시장을 향한 뚜렷한 비호감 이유는 찾기 힘들다. ‘도덕적이지 않고 청렴하지 않아서’(25.6%), ‘자질과 능력이 부족해서’(24.4%), ‘정치적 성향이 맞지 않아서’(22.8%), ‘언행이 솔직하지 않아서’(17.1%) 등이 고루 분포해 있다. 과거 윤석열 캠프에 몸담았던 국민의힘 당직자는 “특별한 비위라도 있으면 도덕성이 문제라고 사람들이 대부분 말하겠지만, 그런 것도 없으면서 정치권에 오래 있었던 사람이라면 여러 이유가 혼재하기 마련이다. 오히려 특별한 비호감 요소가 없다는 방증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호감 ‘자질과 능력이 뛰어나’(46.2%)

비호감 ‘도덕적·청렴하지 않아’(26.8%)

지난해 10월 주간조선은 케이스탯리서치와 함께 대선 출사표를 던진 여러 후보들의 도덕성과 능력을 10점 척도로 평가한 적이 있다. 

당시 ‘도덕성’에서 1위를 차지한 후보가 원희룡 현 국토교통부 장관이다. 반면 이번 조사에서 원 장관에 호감을 보인 응답자들이 첫손에 꼽은 이유는 도덕성이 아니라 ‘자질과 능력이 뛰어나서’(46.2%)였다.

능력이 부각된 건 장관직의 과실처럼 보인다. 그것도 부동산 정책을 지휘하는 국토교통부의 수장이다. 당초 원 장관은 대선 승리 후 대통령 비서실장 혹은 당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됐지만 대통령실이나 당보다 행정을 선택했다. 제주도지사를 했지만 중앙에서도 행정 능력을 보여주며 ‘일 잘하는 정치인’으로 브랜딩 작업에 나섰다는 얘기인데, 그런 면에서는 어느 정도 성공한 셈이다.

비호감도 조사에서 원 장관은 네 가지 선택지가 모두 20%대를 기록하며 고루 분포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지자들 증 비호감을 표시한 사람들은 ‘자질과 능력의 부족’(26.8%), ‘정치적 성향이 맞지 않아서’(25.1%)라는 이유를 상대적으로 많이 들었다.


유승민 전 국회의원

호감 ‘자질과 능력이 뛰어나’(35.1%)

비호감 ‘정치적 성향 맞지 않아’(29.5%)

유승민 전 의원은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선거의 최대 변수가 됐다. 그는 비윤(非尹)의 대표격으로 윤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쏟아낸다. 유 전 의원에게 호감을 갖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자질과 능력이 뛰어나서’(35.1%), 그리고 ‘언행이 솔직해서’(27.9%)다.

자질과 능력은 그의 이력과 맞닿아 있다. 미국 유학파에 경제학 박사, 한국개발연구원 출신의 경제전문가라는 점은 익히 알려진 사실. 지금과 같은 경제난 속에 매력적인 이력이다. ‘솔직한 언행’에 대한 호감은 윤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여당에 대한 실망감의 반대급부로 해석된다.

유 전 의원에 대한 비호감 이유로 가장 많이 언급된 건 ‘나와 정치적 성향이 맞지 않아서’(29.5%)였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42.8%)이 이런 이유로 그에게 비호감을 드러냈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생각이 좀 다르다. ‘언행이 솔직하지 못해서’(29.5%)라는 이유가 가장 많았다. 그의 언행은 정치적 입장에 따라 한쪽에는 솔직함으로, 다른 한쪽에는 솔직하지 못함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호감 ‘자질과 능력이 뛰어나’(63.2%)

비호감 ‘도덕적ㆍ청렴하지 않아’(34.0%)

대중적으로 알려진 지 얼마 되지 않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갖는 호감의 이유는 명확하다. 63.2%가 ‘자질과 능력이 뛰어나서’를 꼽았다. 그의 자질과 능력은 법무행정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국회에서 질문을 받으면 받아치는 한 장관의 모습은 정치적 유능함으로 인식돼 국민의힘 지지자, 혹은 보수층 중심으로 긍정적인 감정을 형성했다. 보수성향 응답자 중 64.5%, 국민의힘 지지자 중 65.4%가 한 장관의 능력과 자질 때문에 호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한 장관을 비호감이라고 지적하는 이유 중 가장 많은 건 ‘도덕적이고 청렴하지 않아서’(34.0%)였다. 청문회 과정에서 야당 측은 농지법 위반 의혹, 아파트 편법 증여 의혹, 한 장관 자녀의 스펙 쌓기 논란 등을 제기했고 공방이 오가면서 이런 문제들은 사실 여부를 떠나 국민들에게 각인됐다. 실제로 전 연령대, 전 지역에서 비호감의 첫 번째 이유로 꼽은 게 이런 도덕성에 대한 의문이었다.

‘자질과 능력이 부족하다’(19.2%)가 두 번째 비호감 이유였는데 일각에서는 한 장관의 국회 질의 답변 내용들을 이런 부분과 엮어서 지적한다. 어떨 때는 과한 부분도 있어서다. 2024년 총선 출마설이 나오는 한 장관은 사실 아직 자질과 능력을 검증받을 만한 기회가 없었다.


홍준표 대구시장

호감 ‘언행이 솔직해서’(46.5%)

비호감 ‘정치적 성향 맞지 않아’(32.3%)

그의 언행은 솔직하고 소탈하다고 볼 수 있지만 동시에 리스크이기도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대선 국면에서는 이런 리스크를 선거 캠페인으로 승화시키며 ‘홍카콜라’라는 브랜드 만들기에 성공했지만 ‘막말’과 ‘독선’이라는 이미지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홍 시장에 호감을 보이는 사람은 그의 시원함을 좋아한다. ‘언행이 솔직해서’(46.5%)라는 이유를 가장 많이 꼽았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홍 시장의 언행(54.3%)에 호감을 느끼는 대신 능력(23.8%)에는 박한 점수를 줬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자는 언행(39.7%)만큼이나 능력(31.7%)에도 후한 점수를 준다.

‘나와 정치적 성향이 맞지 않아서’(32.3%)는 비호감 이유로 가장 많이 언급됐다. ‘언행이 솔직하지 않아서’(24.9%)가 두 번째였다. 수도권에서는 정치적 성향의 문제를 가장 많이 꼽았지만 대구·경북(30.4%), 부산·울산·경남(30.4%), 대전·충청(28.9%)에서는 ‘언행이 솔직하지 않아서’가 비호감의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홍 시장의 언행이 양날의 검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데이터다. 특히 껴안아야 할 국민의힘 지지자 사이에서도 ‘언행’(37.3%)의 문제를 비호감의 1순위로 꼽았다는 건 홍 시장이 생각해 볼 대목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호감 ‘자질과 능력이 뛰어나’(39.2%)

비호감 ‘정치적 성향 맞지 않아’(35.7%)

지난 6월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처음 차기 주자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 부총리 출신이다. 게다가 능력만으로 과거 정부에서 중책에 기용된 이력, 흙수저에서 부총리까지 오른 입지적 인물이라는 점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자연스레 김 지사가 호감인 이유 1위는 ‘자질과 능력이 뛰어나서’(39.2%)였다. 그의 안방인 경기·인천은 ‘능력’을 호감의 이유로 꼽는 비중이 44.1%로 전체보다 높았다. 진보(40.0%), 보수(41.2%), 중도(37.8%) 성향 응답자들을 가리지 않고 ‘능력’을 첫손에 꼽은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반면 그를 향한 비호감 이유 1순위는 ‘정치적 성향이 맞지 않아서’(35.7%)다. 민주당 후보로 경기도지사가 됐지만 민주당 지지자(37.6%)나 진보성향 응답자(42.1%)들도 ‘정치적 성향이 맞지 않다’는 걸 비호감의 이유로 지적한다. 지난 4월 자신이 만든 신당을 민주당과 합당하면서 비로소 민주당 소속이 됐지만 아직 지지자들과의 화학적 융합에 시간이 더 필요한 셈이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호감 ‘언행이 솔직해서’(37.0%)

비호감 ‘정치적 성향 맞지 않아’(36.1%)

박용진 의원은 ‘조금박해’의 일원이다. ‘조금박해’는 지난 20대 국회 시절 민주당 내 초선 소장파로 꼽혔던 조응천, 금태섭, 박용진, 김해영 의원을 가리킨다. 조국 사태 때도 박 의원은 민주당에서 당의 주류 입장과 배치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쓴소리의 장본인답게 그를 향한 호감의 가장 큰 이유도 ‘언행이 솔직해서’(37.0%)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박 의원의 호감 이유를 뜯어보면 유승민 전 의원과 비슷하다. 민주당 지지자들 중 유 의원의 언행에 호감을 느끼는 비중이 많았다면 국민의힘 지지자들 중에서는 박 의원에 언행에 호감을 가진 사람들(47.4%)이 많다.

비호감의 이유로는 ‘정치적 성향이 맞지 않아서’(36.1%)가 가장 많다. 진보·중도·보수 할 것 없이 모두 이 이유를 주된 비호감 원인으로 꼽았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

호감 ‘도덕적이고 청렴해서’(34.7%)

비호감 ‘정치적 성향 맞지 않아’(28.4%)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겨뤘던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도덕성’을 주된 무기로 내세웠다. 이재명 대표의 약점을 자신의 강점으로 내세웠는데, 이번 조사에서도 그를 향한 호감은 ‘도덕적이고 청렴해서’(34.7%)라는 이유가 가장 많다. 반면 민주당 지지자들은 그의 ‘도덕성과 청렴’(29.5%)보다 ‘자질과 능력’(33.1%)을 더 높게 샀다. 사실 그는 그 누구보다 국정운영 경험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2017년 5월 10일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총리로 지명됐던 이 총리는 958일을 재임해 역대 최장수 총리 기록을 갖고 있다.

비호감 응답자들의 이유는 ‘정치 성향이 맞지 않아서’(28.4%), ‘언행이 솔직하지 않아서’(23.7%) 순이었는데 민주당 지지자의 경우는 좀 달랐다. 정치적 성향(18.4%)보다 언행이 솔직하지 않다(30.3%)가 더 높다. 이 전 총리의 언행을 둘러싼 논란은 이재명 대표와의 당내 경선 과정에서 주로 생긴 일이다. 정세균 후보의 사퇴로 생긴 무효표 규정 반발 논란, 경선 불복 논란 등에서 생긴 생채기가 아직 채 가라앉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민주당 경선이 끝난 뒤 이낙연 캠프 관계자는 기자에게 “이낙연 전 총리는 아직 깨끗한 차인데 경선 과정에서 스크래치가 많이 났다. 그런 차일수록 티가 더 많이 난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호감 ‘자질과 능력이 뛰어나’(71.0%)

비호감 ‘도덕적ㆍ청렴하지 않아’(59.3%)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호감 이유는 사실상 하나다. ‘자질과 능력이 뛰어나서’(71.0%)다. 비율에서 보듯 다른 이유는 부차적일 뿐이다. 그에게 호감을 갖는 40~60대는 그의 자질과 능력을 호감의 이유로 꼽은 비중이 80% 전후에 달한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지지 이유가 ‘정권교체’였다면 이 대표를 향한 지지는 ‘일을 잘해서’라는 여론조사가 여럿 나왔다.

비호감 이유도 압도적이다. ‘도덕적이지 않고 청렴하지 않아서’(59.3%)다. 연령·지역·이념·지지정당 등을 가리지 않고 모든 계층에서 비호감의 원인을 하나로 지목하고 있다. 이 대표와 도덕성 논란은 좀처럼 뗄 수 없다. 지난 대선 기간 역시 윤 대통령은 ‘국정역량 부족’이 문제로 지적됐다면 이 대표는 도덕성 부족을 지적받았다. 최근에는 대장동·백현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10월 19일에는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체포됐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이 대표를 향한 내외의 불신을 더 증폭시킬 것으로 보인다. 

 

조사 어떻게 했나_  이 조사는 주간조선이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0월 14~15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집전화 임의전화걸기(10%)와 휴대전화 가상번호(90%)를 결합한 전화 면접원 조사 방식이다. 표본은 2022년 9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할당 추출했으며 인구 비례에 따른 가중치(셀 가중)를 부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 응답률은 11.8%다. 상세 자료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저작권자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