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최전선 인근 모처에서 우크라이나 전차병들이 전차에 탑승해있다. photo 연합뉴스
지난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최전선 인근 모처에서 우크라이나 전차병들이 전차에 탑승해있다. photo 연합뉴스

최근 우크라이나 측에 항복하겠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러시아군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이 보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요충지인 헤르손에서 퇴각한 뒤 이런 문의가 부쩍 늘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BBC 방송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가 지난 9월에 만든 '나는 살고 싶다'(I Want To Live) 핫라인으로 러시아군 병사와 가족 등의 문의가 하루 100건 이상 접수되고 있다고 한다.

현재 접수된 문의는 3500여건으로, 러시아의 예비군 부분 동원령 발동, 헤르손 점령지에서의 철수 발표 이후 문의 건수가 껑충 뛰었다는 게 우크라이나 정부 측 설명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로 연결되는 접속 방법도 간단하다. 핫라인에 직접 전화를 하거나 텔레그램·왓츠앱 등 스마트폰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정보를 등록하면 '살고 싶다'와 연결할 수 있다. 이곳에서 우크라이나군에 항복하는 방법을 전달받을 수 있다.

BBC는 보도에서 전쟁포로 처우 본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그들은 간절하면서도 좌절하는 모습"이라며 "핫라인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행여나 함정은 아닌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항복 방법을 묻는 러시아군에게는 통상 '위치를 공유해달라'고 한다"며 "군 부대에서 몰래 도망쳐 나와 전화할 수 있는 저녁 시간대에 통화 건수가 늘어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일부 러시아 병사들은 단순히 우크라이나 측 반응을 떠보거나 자극하기 위해 핫라인에 접촉기도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자국 이동통신 등을 이용한 러시아 병사 투항용 핫라인 이용을 차단한 만큼, 현재 해당 핫라인을 이용하는 이들은 실제로 우크라이나에 있는 러시아군 병사일 가능성이 크다.

BBC는 우크라이나의 핫라인 운영은 러시아 병사의 사기를 낮추기 위한 성격도 가진다고 덧붙였다. 

한편, '나는 살고 싶다' 프로젝트는 러시아군의 사기 저하 작전용으로도 활용 중이다. 우크라이나 측이 만든 선전 영상에는 '자신에게 물어보라,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는가'라는 문구를 앞세우고 있다. 폭발 장면, 러시아 병사들의 투항 사진 등을 내걸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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