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왼쪽)과 이성윤 당시 중앙지검장(오른쪽 맨 앞)이 지난 2020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대비 전국 지검장 회의'에서 나란히 서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왼쪽)과 이성윤 당시 중앙지검장(오른쪽 맨 앞)이 지난 2020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대비 전국 지검장 회의'에서 나란히 서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관여 의혹 수사 당시 사실상 본인은 ‘왕따’였다고 표현하면서, 김 여사 의혹 관련 윤석열 대통령도 공직선거법 수사 대상이 되어야 마땅하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관계에 대해서는 “한 몸이거나 또는 편의점식으로 말하면 '원 플러스 원 관계'가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 전 지검장은 최근 자신이 쓴 책 <그것은 쿠데타였다>를 통해 이같이 주장하면서 김 여사 사건은 "내가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지휘했던 사건이니 나만큼 그 실체에 근접한 인물도 드물 것이다. 내가 진실을 밝히는데 앞장서려 한다"고 각오도 밝혔다.

그는 "정부 관계자와 여권 인사들이 심심치 않게 도이치모터스 사건이 특검 대상이 되지 못한다는 발언을 하고 있다"며 "그 이유인 즉 지난 문재인 정부의 검찰이 샅샅이 뒤졌지만 이렇다 할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게다가 그들은 지난 정부에서 주가조작 사건 수사를 지휘한 나를 주저 없이 거론한다. 특검 물타기용으로 갖다 붙이는 것"이라면서 "'친문'이며 동시에 '반윤' 인사인 이성윤의 책임하에 수사를 해도 기소를 못했는데 무슨 특검을 운운하냐는 주장이다. 나는 이 보도를 접하는 순간 피가 거꾸로 솟았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이 전 지검장은 "언론은 오히려 그때의 서울중앙지검장이 이성윤이었다고 말할 게 아니라 김건희 수사 당시 검찰총장이 윤석열이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 대통령이 검찰 조직에서 '절대강자'였던 상황에서 언론까지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자신을 공격하면서 김 여사에 대한 수사를 제대로 진행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그는 스스로에게 '왕따'였다는 표현까지 썼다.

이 전 지검장은 그럼에도 사건의 실체에 근접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그는 "일일이 부하들을 설득하여 한 걸음씩 나아갔다. 자료를 모으고 증거를 확보해 차기 지검장에게 넘겨주고 서울중앙지검을 떠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후임 서울중앙지검장이 왜 기소를 못 했냐고? 나도 그것이 궁금하긴 하다"면서 “사표를 내자마자 유력한 대선 후보가 되고, '자신의 아내는 전문가에게 거래를 위탁하고 오히려 손실을 보았다'고 주장하는 윤석열이 수사에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이 전 지검장은 김건희 여사 관련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해 "사건을 맡은 수사 초기에서부터 그 자리를 떠나기 전까지 자료를 수집하고 관련자들의 계좌 확보에 공을 들여 오늘날 특검법 상정에 이르도록 한 노력이 아까워서라도 내가 진실을 밝히는데 앞장서려 한다"고 밝혔다.

이 전 지검장은 책에서 윤 대통령이란 표현을 단 한 차례도 쓰지 않았다. 대신 윤석열 전 총장이라고 기술했다. 아직까지도 윤 대통령은 정치인이 아니라 '대한민국 검사'란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 전 지검장은 2022년 12월 검찰 출석 과정서도 윤 대통령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나 '피징계인'으로 칭한 바 있다.

한편 이 전 지검장은 지난 5일 전북 CBS '노컷뉴스 전북의 오늘'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관계를 두고 "역사적으로 전두환과 노태우의 관계로 비유하는 사람도 있던데 저는 전두환과 장세동 정도로 본다"고 평가했다. 육사 16기인 장세동은 원조 하나회 출신 정치인이다. 그는 "제가 평가하기에는 한 몸이거나 또는 편의점식으로 말하면 '원 플러스 원 관계'가 아닌가 이렇게 생각한다"라며 "장세동 씨가 과거 전두환을 '심기 경호'한다는 유명한 말을 했잖나. 전두환 각하 심기가 편해야 국정이 잘 된다, 이런 말을 만들어서 산책로 평탄화 작업을 시키거나 새똥을 치우도록 했다. 그래서 한동훈 전 검사도 윤석열 심기를 경호한다는 측면에서 (여당 대표직에) 임명될 것이다(고 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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