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만남을 제안한 것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선 긍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9일 오후 이 대표와의 통화에서 다음주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날 것을 제안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다음 주 형편이 된다면 용산에서 만나자"면서 "윤 대통령은 일단 만나 소통을 시작하고 앞으로는 자주 만나 차도 마시고 식사도 하자고 했다. 또한 국정을 논의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의 회담 제안에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마음을 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국가적 과제와 민생 현장에 어려움이 많다며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만나자"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대표는 윤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수차례 만남을 제안했지만 지난 2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성사되지 않았다. 그간 미뤄진 사유로는 '야권의 방탄전략',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피의자와 대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거론돼왔다. 하지만 정부여당의 410 총선 참패로 ‘여소야대’가 확실시되자 여야 내에선 만남 성사와 함께 협치를 촉구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윤 대통령의 만남 제안에 여야는 모두 '환영' 입장을 내놨다. 정희용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윤석열 대통령가 이재명 대표가 대화의 물꼬를 튼 점에 대해 집권 여당으로서 환영하고 적극 공감한다"면서 "여야 간에 오직 국민을 위한 건설적인 정책논의와 초당적 협력이 이뤄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정치가 그간 국민의 뜻을 충실히 받들지 못했다"면서 "극한의 정쟁과 대결이 아닌 토론과 협상, 대화와 타협을 기반으로 민생의 회복과 국민의 삶 개선을 위해 일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못했다"고 자성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제안을 환영한다"며 "'민생이 어렵다'라는 말로는 모자랄 만큼 국민 여러분의 하루하루가 고되고 지치는 상황이다. 여야 없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했다. 이어 "부디 국민의 삶을 위한 담대한 대화의 기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범야권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윤 대통령이 야권 지도자를 만나겠다고 한 것은 긍정적 시그널"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 대표는 "단순히 협치하는 모양새만 가져가는 형태가 돼선 곤란하다"며 "외교 협상도 사전 협의를 통해 결과물을 만들어놓고 최종적인 도장을 찍는 형태가 되는 것처럼 야당도 쟁점 사안들, 채상병 특검 같은 사안에 대해 대통령의 명확한 협조 시그널을 받은 뒤 움직이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에게 그런 제안이 왔다고 하니, 다른 야당 지도자들에게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재명 대표는 사안의 중차대함을 알고 있기 때문에 무의미한 회담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만 만남을 제안한 것에 대해선 "그럴 수 있다고 본다. 지금 교섭단체를 꾸린 당이 민주당이다보니 범위를 국한하려 한 것 같다"며 "원래 이런 상황에서 보통 단독으로 만나는 것을 대통령은 꺼리기 마련인데 오히려 그런 정무적 판단을 했다는 것은 대통령께 조국이나 이준석 같은 사람이 참 부담스럽기는 하실 것"이라고 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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