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0 총선 참패의 원인을 두고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영남 중심당의 한계”라고 지적한 것과 관련해, 대구 달서병에서 당선된 권영진 전 대구시장이 “선거때만 되면 영남에 와서 표달라고 애걸복걸하고, 무슨 문제만 생기면 영남 탓을 한다”며 “참 경우도 없고 모욕적”이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재선 대구시장을 지낸 권영진 당선자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또 영남 탓이냐’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번 선거의 패배가 구조적으로 영남당이라서 당 지도부나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못해서 그렇게 되었다고 주장한다”며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은 수도권 출신 당의 중진의원으로서 지난 2년 동안 무엇을 하셨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인 4월 18일, 윤상현 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이란 세미나에서 “영남 중심당의 한계”를 지적한 수도권 중진 윤 의원에게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윤상현 의원은 인천 동구ㆍ미추홀구을에서 5선에 성공했다.
권영진 당선자는 “이번 총선에서 우리 당의 참패는 수도권에서 102대 19, 충청권에서 21대 6으로 더불어민주당에게 완패했기 때문”이라며 “수도권과 충청에서의 패배가 왜 영남 탓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어 “그나마 TK(대구경북)에서 25석 전석을 석권하고 부울경에서 6석을 제외하고는 34석을 얻어서 우리 당이 얻은 지역구 90석 중 59석을 영남 국민이 밀어줬기 때문에 개헌저지선이라도 지킬 수 있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구경북 및 낙동강벨트에서의 선전으로 그나마 국민의힘이 개헌저지선(101석) 이상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권 당선자는 “영남마저 갈라치기 당했거나 패배했으면 국민의힘과 보수당은 괴멸되었을 것”이라며 “나라를 걱정하면서 투표장으로 나갔고, 미워도 좀 부족해도 2번(국민의힘)과 4번(국민의미래)을 찍은 영남의 국민들이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나”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당선자의 이 같은 발언은 총선 참패의 원인을 바라보는 수도권 의원과 영남 의원 간의 간극을 극명하게 드러낸다는 평가다.
아울러 이 같은 발언은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와해 이후 차기 비대위 구성에서 당의 주류인 영남이 의도적으로 배제되는 상황을 막으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권영진 당선자는 윤상현 의원을 겨냥해 “윤재옥 대표(당대표 권한대행)의 실무형 비대위 구상에 제동을 걸고, 특정인이 비대위원장이라도 하겠다는 욕심인 모양”이라며 “물에 빠져 익사 직전인 당을 구해 준 영남 국민에게 보따리 내놓으라고 하고 한술 더 떠서 물에 빠진 책임까지 지라는 것은 너무 옹졸하고 모욕적”이라고 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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