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photo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photo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만남을 제안하면서 현 정부 출범 후 첫 영수회담 성사 가능성이 커졌다. 여야는 대통령실의 이런 제안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형식적인 만남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20일 입장문을 통해 영수회담이 성사된 데 대해 "비록 많이 늦었지만,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만나게 돼 다행"이라면서도 "여야 영수회담이 사진을 찍기 위한 형식적 만남에 그쳐서는 안 된다. 어려운 경제와 민생 문제 해결책을 실질적으로 모색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제안한 만남에 대해서도 수용하시길 촉구한다"고도 강조했다. 제1 야당 대표와의 만남에 이어 다른 야당대표들과의 회동에 대해서 재차 촉구한 것이다. 앞서 조 대표는 지난 14일 SNS를 통해 "원내 제3당의 대표인 나는 언제 어떤 형식이건 윤 대통령을 만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전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역시 만남성사를 두고 긍정적 시그널"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단순히 협치하는 모양새만 가져가는 형태가 돼선 곤란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정부여당의 총선참패를 기점으로 윤 대통령이 국정 쇄신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만큼 국정기조도 전환시켜야 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정운영 기조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두 사람의 만남은 표면적인 만남에 불과하다는 회의적인 시선으로 해석된다. 

야당 대표와의 만남보다 대통령의 기조 변화가 급선무라는 의견도 있다. 김종인 전 개혁신당 상임고문도 전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서 "만나고 난 다음 결과가 어떻게 되느냐를 두고봐야 하지만 이재명 대표한테 전화를 해서 만나자고 한 건 장족의 발전을 한 것"이라고 긍정평가했다.

하지만 김 고문은 "이번에 (이재명 대표와도) 만나겠다고 결심했으니까 약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제가 경험한 윤 대통령 성향으로 봐서는 굉장히 어려울 것 같다"며 윤 대통령이 지금까지의 국정운영 방향을 크게 바꿀 것 같지 않다고 판단했다. 윤 대통령의 우선순위는 국무총리, 대통령 비서실장 교체나 야당대표들과의 만남이 아니라 대통령의 인식 변화라는 것이다.

앞서 대통령실과 민주당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오후 3시30분부터 약 4분여간 이 대표와 통화하고 다음 주 용산에서 만날 것을 제안했다. 이에 이 대표는 "국가적 과제와 민생 현장에 어려움이 많다며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만나자"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듯 야당 대표와의 첫 만남이 성사되면서 윤 대통령이 22대 국회에서 원내 제3당 대표와의 만남 가능성도 관심이 쏠린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제1야당뿐만 아니라 여야 5당 대표와 청와대에서 오찬을 하는 등 다자회담을 통해 현안을 논의해 왔다. 대통령실은 아직 다른 야당 대표들과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선 언급이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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