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9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주최한 제2차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국민행동의 날!에서 구호를 외치며 파도타기를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9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주최한 제2차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국민행동의 날!에서 구호를 외치며 파도타기를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사회민주당·기본소득당·진보당 등 야 5당이 9일 저녁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김건희·윤석열 규탄 및 특검 촉구 제2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를 열고 김건희 여사 특검법 통과와 윤 대통령 심판을 촉구했다. 특히 민주당은 탄핵에 대한 직접 언급을 피했지만, 나머지 야당은 모두 탄핵을 거론하며 "끌어내려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는 당초 오후 6시30분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30분이 늦춰진 오후 7시부터 1시간 가량 진행됐다. 본격적인 집회 시작과 함께 참가자들은 "국민의 명령이다. 김건희를 특검하라. 민생파탄 전쟁위기 윤석열 정부 규탄한다. 국민 생명 위협하는 전쟁 개입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면서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면서 이 나라가 김건희 왕국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단언컨대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며 "헌법을 수호하고 법률을 준수할 자질과 능력과 의지는 커녕 공과 사를 구별할 능력조차 없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말했다. 또 "관망은 끝났고 더 이상 관용은 없다. 이제 행동해야 할 때"라면서 "김건희 특검은 불의한 권력을 심판하고, 정의를 바로 세우는 지름길"이라고 했다.

이어 연단에 오른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는 "나는 잘못 없다는 대통령. 부부싸움 열심히 하겠다는 대통령. 이제 가장 빠른 방식으로 끌어내리자"면서 "무도하고 폭력적이기까지 한 이 무식한 정권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김건희 특검과 탄핵소추 뿐만 아니라 어떤 방식이든 합법적으로 국민 주권을 실현해내야 한다"고 했다.

9일 '김건희·윤석열 규탄 및 특검 촉구 제2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 참가자들이 "김건희를 특검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photo 오기영 기자
9일 '김건희·윤석열 규탄 및 특검 촉구 제2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 참가자들이 "김건희를 특검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photo 오기영 기자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국정농단의 증거는 나올만큼 나왔고 우리에게 놓인 선택지도 하나 뿐"이라며 "탄핵만이 망가진 대한민국의 국정을 바로 세우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그들에게 잘못 내어준 그 권력을 다시 회수하는 힘은 바로 우리 국민에게 있다"며 "저들은 이미 퇴로를 잃었고, 권좌에서 내려오는 일만 남았다. 헌법 유린, 국정 농단, 윤석열 김건희 정권을 끌어내리자"고 주장했다.

집회 중간 중간 참가자들이 늘면서 혼잡한 상황도 연출됐다. 사회를 맡은 안귀령 민주당 대변인은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경찰은 차선 하나를 더 확보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자 집회 참가자들은 "열어라. 열어라"라고 합창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원내부대표는 "윤 대통령이 오는 2027년 5월 9일 대통령실에서 평화롭게 퇴근하는 것은 절대 용납해서는 안 된다"라며 "우리는 특검을 반드시 통과시키고 탄핵을 추진하고 임기 단축 개헌 카드를 반드시 손에 쥐고 있어야 한다. 탄핵의 용광로는 더 뜨거워져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열린 '김건희·윤석열 규탄 및 특검 촉구 제2차 국민행동의 날' 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열린 '김건희·윤석열 규탄 및 특검 촉구 제2차 국민행동의 날' 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李 "우리 앞에 무릎 꿇게 하자"...탄핵 직접 언급은 삼가

집회 시작 후 1시간이 지난 8시쯤 마지막으로 연단에 오른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가장 먼저 "경찰은 왜 우리를 막고 있는가. 감시하고 모이지 못하게 하고 어떻게든 숫자를 줄이려는 권력의 주구(走狗)처럼 보인다"며 집회 통제를 비판했다.

이어 "분초를 다퉈서 어떻게 하면 우리 국민들이 더 안전하게 더 평화롭게 더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자리가 바로 대통령"이라며 "그런데 왜 이 나라는 평화 위기를 넘어 전쟁 위기까지 감수해야 하는가"라고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또 "저 먼나라 남의 땅에서 벌어지는 일에 우리 국군은 왜 보내며 살상무기는 대체 왜 보내는가. 전쟁을 못해서 장이 뒤집어졌는가"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제가 '두 글자'로 된 말을 차마 말할 수가 없어서 이렇게 말한다"며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나라를 구한 것은 바로 민중과 국민, 우리 자신이었다. 궁극적인 국가 권력의 원천은 국민이고 이제 국민이 위임된 권력을 남용하는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때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전쟁 책동을 즉각 중단하고 국민의 어려운 삶을 살피고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국민 명령에 그들이 복종해야 한다. 스스로 국민에게 복종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함께 손을 잡고 그들을 우리 앞에 무릎 꿇게 만들자"고 했다.

한편 집회를 전후로 시청역 8번 출구 주변과 숭례문 방면 거리 일대는 경찰과 참가자들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민주당은 이날 집회에 20만명이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