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31일 열리는 경주 APEC을 앞두고 공사가 한창인 국립경주박물관 내 정상만찬장. photo 뉴스1
오는 10월 31일 열리는 경주 APEC을 앞두고 공사가 한창인 국립경주박물관 내 정상만찬장. photo 뉴스1

정부가 80억원의 세금을 들여 짓던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공식 만찬장을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라한셀렉트 경주 호텔(옛 현대호텔) 대연회장으로 급거 변경했다. 만찬장을 지으면서 식사를 준비할 주방과 화장실을 빠뜨리는 등 황당한 이유에서다. 

2025 APEC 정상회의 준비위원회는 지난 19일 이러한 내용의 만찬장 변경안을 의결했다. 준비위 측은 “APEC 정상회의는 새 정부 첫 대규모 국제 행사로 공식 만찬에 더 많은 인사가 초청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준비위 측은 지난 1월 APEC 정상 만찬을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기로 하고, 80억원을 들여 박물관 앞마당에 2000㎡(약 600평) 규모의 1층짜리 한옥을 올리는 공사를 했다. 현재 공정률은 95%로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 와중에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경주박물관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기도 했다. 

하지만 만찬장을 두고 공간이 협소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고, 만찬장 내에 조리 시설과 화장실이 없는 치명적 문제도 제기됐다. 이로 인해 만찬장에서 약 30m 떨어진 커피숍에 조리 시설을 설치하고, 화장실은 약 40m 떨어진 박물관 화장실을 써야하는 등 적지 않은 문제가 지적됐다. 결과적으로 만찬장을 바꾸면서 안써도 될 80억원의 세금을 날린 셈이다. 

한편 준비위 측은 “박물관 만찬장은 각국 정상과 기업인 등의 네트워킹 장소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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