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부를 자리가 많은 연말이다. 한동안 노래 시장은 아이돌 그룹 천하였다. 그러다가 몇 해 전 TV조선의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 폭발적 인기를 끌면서 요즘은 노래 시장도 상당히 다양해졌다. 그 바람에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옛 노래들도 다시 소환되고 있다. 사실 거기에는 다 그럴만한 맥락과 배경이 있다. 그것을 알고 노래를 즐기면 더 맛나지 않을까.마침 우리에게 친숙한 옛 노래들에 얽힌 시대적 맥락을 흥미롭게 풀어낸 문화 비평이 있다. 바로 서영처의 ‘노래의 시대’(2015)다. 부제는 ‘인문학의 프리즘으로 들여다본 대중가요’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이 “동백아가씨라는 노래는 모른다”고 한 발언을 두고 “당시에 진짜 강아지도 부른 노래”라며 반박했다. 박 전 원장은 28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나는 동백 아가씨 한 번도 안 불러봤다'고 했는데 사실 동백 아가씨 이미자 선생 노래는 돌아다니는 강아지도 부를 정도로 유행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일부 매체가 윤 대통령이 여당 지도부와의 만찬 자리에서 청담동 술자리 의혹과 관련해 “동백아가씨라는 노래는 모른다”고 말했다고 보도하자 의문을 제기한 것이
어느 국가, 어느 민족이든 한두 명의 ‘국민가수’는 갖고 있다. 이런 가수들은 조건이 있다. 우선 활동하면서 모든 연령대와 성별에 걸쳐 인기가 있어야 한다. 또 사후에도 오랜 세월을 두고 사랑받아야 한다. 영국에는 이런 조건에 부합하는 한 명의 명실상부한 국민가수가 있다. 바로 캐슬린 페리어(Kathleen Ferrier·1912~1953)다. 페리어는 올해로 탄생 110주년, 영면한 지 69년을 맞는다. 하지만 아직도 영국인의 사랑을 받으며 음반이 꾸준히 발간되고 팔리는 ‘현역’ 가수이다. 탄생 110주년임에도 ‘현역’ 가수인 이
올해는 돈 맥클린(75·Don MacLean)이 부른 가장 미국적인 노래 중 하나로 알려진 포크록 ‘아메리칸 파이(American Pie)’ 앨범이 출반된 지 50주년이 되는 해다. 대중가요로서는 흔치 않은 8분42초짜리 이 노래는 맥클린이 비행기 추락사고로 숨진 젊은 가수들의 죽음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곡이다. 맥클린이 추모한 버디 홀리와 리치 밸런스, 빅 바퍼 등은 인기 절정이던1959년 2월 3일 아이오와주 클레어레이크에서 공연을 마치고 다음 순회공연을 위해 경비행기를 타고 가다 추락사했다.맥클린은 미국 문화의 초석이 된 ‘
‘황성 옛터’에서 ‘신사동 그 사람’까지 트롯, 현대사를 부르다트롯의 부활김장실. 조갑제닷컴. 1만7000원‘국민 음악’으로 다시금 떠오른 트로트의 역사가 담긴 책. 곡에 담긴 역사, 사회상, 뒷이야기 등을 담았다.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지낸 김장실 전 국회의원이 한국 대중가요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집필했다. ‘한국 대중음악의 정치사회학’이라는 주제로 서울대, 숙명여대 등에서 강연한 경험 등을 살렸다. 1928년 이애리수가 부른 ‘황성 옛터’를 시작으로, 시대를 풍미한 히트곡 18개를 선별했다. 저자는 노래마다 한국인의 역사가 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한 북한 병사 오청성씨가 한국 걸그룹과 미국 드라마·영화 등을 좋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귀순병사를 치료했던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은 지난 11월 22일 경기도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환자에게 소녀시대의 ‘GEE’를 오리지널 버전과 록 버전, 인디밴드 버전 등 3가지로 들려줬더니 오리지널 버전이 가장 좋다고 했다. 걸그룹을 되게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북한 청년들이 한국 문화를 어떤 경로를 통해 접하고 있으며 어떤 가요가 인기를 얻고 있는지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중가요인 K팝(pop)을 소재로 한 한 편의 뮤지컬이 미국 오프-브로드웨이(Off-Broadway) 극장가에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9월 5일에서 10월 7일까지 약 한 달간 예정되었던 ‘KPOP(케이팝)’이라는 제목의 이 뮤지컬은 연일 매진되는 인기몰이로 10월 21일까지 연장되었다. 오프-브로드웨이는 뉴욕 맨해튼에 있는 500석 미만의 비교적 작은 극장을 가리키는 것으로 여기서 인기를 얻은 작품은 대규모 투자를 유치받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뮤지컬 ‘KPOP’은 최근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이머시
‘독도야 기다려! 내가, 꼭! 너에게 갈게~’.몇 주 전 학교 복도에 학생들의 독도 프로젝트 산출물을 전시했다. 훌륭한 작품들 사이에서 이 소박한 글귀는 어떤 메시지보다 크게 와 닿았고 형용할 수 없는 따뜻한 감정을 느끼게 해주었다. ‘대한민국의 영토, 독도를 사랑합시다’라는 결연한 글귀보다 우리들의 눈을 사로잡고 마음 깊이 들어왔다.우리 학교는 매년 독도주간을 운영한다. 올해에는 좀 더 깊이 있는 접근을 위해 과학·기술·역사·사회·국어·영어 교과의 교사들이 공조하여 통합수업을 진행했다. 각 교과 교사들은 교과 특성에 맞게 독도에
[image1]한국 최고의 어쿠스틱 기타리스트 함춘호가 무대에 올랐다. 그가 기타줄에 손가락을 얹자 관객들은 경청하기 시작했다. 그는 1980~1990년대에 발매된 들국화의 ‘행진’과 고(故)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연주했다. 그는 기타로 서정적인 선율을 들려주다가 곡의 배경을 이야기했다. 더 나아가 그는 자신의 일상에 미치는 음악의 힘을 주제로 강의를 이어갔다. 그의 강연은 한국 대중가요의 지난 100년사를 압축해 놓은 듯했다. 그는 강렬한 연주를 선보이면서도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고백했다. 무대 뒤의 스크린에서는 함춘호의
‘울지 마라외로우니까 사람이다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갈대숲의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정호승 시인이 자신의 시 ‘수선화에게’를 낭독하자 카페의 모든 사람들이 숨을 죽이고 경청했다. 정호승은 긴 설명이 필요 없는 한국 문단의 대표 시인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등 그가 내놓는 시집은 항상 서점 베스트셀러 코너에 이름을 올린다. 정호승은 수십여 편의 시가 대
그가 만든 노래를 수없이 듣고 불렀지만 그의 얼굴은 낯설었다. 지난 9월 23일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에 있는 작곡가 조운파(73)씨의 작업실을 찾았다. 그를 찾은 것은 오는 10월 1일 군포문화예술회관에서 노래 인생 40주년을 기념하는 토크콘서트를 연다는 소식을 듣고서였다. 가수도 아니고 작곡가의 토크콘서트는 처음 있는 일이다. 더구나 좀체 대중 앞에 나서지 않던 그였다. 그는 “작고한 소설가 조흔파와 헷갈려 벌써 죽은 줄 아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1976년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를 시작으로 40년 동안 그가 만든 노래는 80
‘소울 메이트’가 말 그대로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영적으로 맺어져 있는 존재라는 뜻이라면, 내게 그런 사람이 점지되어 있었으리라고는 믿지 않는다. 다만 이른바 ‘케미’가 통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그건 그럴 듯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런 건 DNA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케미가 정말 잘 통해서 ‘소울 메이트’라고 부를 만한 사람이 있다면 그런 사람은 분명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소울 푸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아마도 나의 신체적 화학 성분들의 분포에 잘 호응하는 음식들은 있을 것이다. 반대의 음
“제가 음악을 하는 목적은 ‘나눔’입니다. 주변에서 참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제가 이 자리에 설 수 있었어요. 이 은혜를 갚기 위해 ‘쉼콘서트’를 시작했습니다.”김희석(52) 백석대 음대 교수는 문화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무료 콘서트인 ‘쉼콘서트’의 연출·진행자이자 대표 가수다. 구청 강당이나 복지관, 교도소 등으로 ‘찾아가는 콘서트’인 쉼콘서트의 주 관객은 고아와 독거노인, 다문화가정 등 문화 소외계층이다. 소외된 이들에게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한 공로로 김 교수는 지난해 12월 ‘2015 대한민국 사회봉사대상’에서 국회교
세계적으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부르는 노래는? 생일 축하곡 ‘해피 버스데이 투 유’이다. ‘해피 버스데이 투 유’가 벌어들이는 저작권료는 얼마나 될까? 영국 공영방송 BBC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저작권료 1위에 ‘해피 버스데이 투 유’가 꼽혔다. BBC는 이 노래가 지금까지 벌어들인 수입을 5000만달러로 추산했다. 2위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로 3600만달러로 예상했다. 500억원이 넘는 수입을 챙긴 ‘해피 버스데이 투 유’의 저작권자는 누구일까. ‘해피 버스데이 투 유’는 1893년 유치원 교사 패티 힐과 밀드레드 힐
‘당신이 죽어서 나와 함께 있을 수 없게 되어도/ 괜찮아요, 당신이 날 사랑한다면./ 나도 죽을 테니까요. 우린 영원히 이어져 있어요./ 무한한 푸른 공간 속 하늘에선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내 사랑,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걸 믿나요?/ 신은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만나게 해줄 거예요.’- 에디트 피아프 ‘사랑의 찬가’ 중에서한국인이 가장 즐겨 부르는 대중가요가 트로트라면, 예술 애호에 있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프랑스인이 가장 즐기는 대중가요는 샹송이다. 한국인이 가장 아끼는 트로트 가수가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라면, 콧
2001년은 정주영 생애의 마지막 해가 되고 만다. 그해 봄빛이 물들어오는 3월 초, 정주영은 청운동 자택에서 위경련으로 누워 있다가 잠시 뜨락으로 내려와 일흔셋 나이의 집사와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었다.“이봐, 자넨 나이도 어린데 왜 그렇게 머리가 하얀가?”집사는 정주영의 짓궂은 농담에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눈이 내려서 온 세상이 저렇게 하얀데 저라고 별 수 있습니까?”그러자 정주영은 온 얼굴을 활짝 펴며 마치 어린아이처럼 즐겁게 웃었다. 그 며칠 뒤 정주영의 건강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악화되었다. 급히 아산중앙병원으로 옮겨
한국 대학 최초의 ‘비틀스 강좌’가 경희대 국제캠퍼스 예술·디자인대학에서 개설된다. 2015년 3월 시작될 이 강의의 강사는 1980년대 그룹사운드 ‘다섯손가락’을 이끌었던 리드보컬 이두헌(50)씨. 이씨는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에서 라이브클럽 ‘피노(Pinot)’를 2007년부터 운영 중이다.이씨가 강의하게 되는 비틀스 강좌의 공식 이름은 포스트모던음악학과 3학년 전공필수인 ‘심화전공’. 다른 전공 학생도 수강신청이 가능하다. 수원에 있는 이 대학의 포스트모던음악학과는 다른 학교의 실용음악학과에 해당한다. 비록 과목명에는 비틀스(B
지오디(god)가 지난 7월 8일 새 음반 ‘Chpater 8’을 들고 복귀를 선언했다. 무려 9년 만에. 직전의 마지막 음반은 2005년 10월에 발매했던 ‘하늘 속으로’였다. 올해 신보는 등장하자마자 국내 대부분의 음원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비슷한 상황은 앞선 5월 초에도 있었다. 음반에 수록된 노래 ‘미운 오리 새끼’가 싱글로 먼저 공개되며 일찌감치 차트 상위권을 맛본 바 있다. 출발을 알린 전초전에서도, 전장에서의 첫 합(合)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보였으니 이만 하면 성공이다.다시 지오디다.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지오디가
완연한 봄기운과 함께 화단에 꽃이 등장하면서 서울 도심이 화사해졌다. 도심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꽃을 꼽으라면 팬지, 피튜니아, 마리골드, 베고니아, 제라늄을 들 수 있다. 이 다섯 가지 꽃이 도시를 장식하는 ‘5대 길거리꽃’이다. 꽃 이름을 잘 모르는 사람도 사진을 보면 “아 이게 그 꽃이야?”라고 할 정도로 길거리에 흔하다.서울 시내 곳곳은 팬지를 선두로 5대 길거리꽃이 만발하기 시작했다. 5대 길거리꽃이 도심 화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궁금해 서울시에 문의해 보았다. “그런 통계는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한국화훼협회 장만형
[image1]동양적 마음의 탄생문석윤. 글항아리. 1만8000원동아시아 철학사에서 나타난 ‘마음(心)’에 대한 책이다. 저자는 경희대 철학과 교수. 마음만큼 인도와 중국의 철학자들에게 높은 산이 있었던가? 불교는 심학(心學)이라고 송나라의 유학자들로부터 극복의 대상이 됐고, 왕수인이 시작한 양명학도 심학이라고 주자학자들로부터 공격받은 게 기억난다.[image2]우리 한시 삼백수 : 7언절구 편정민. 김영사. 1만9000원저자는 18세기 조선 지식인의 지식경영에서 한국학 속의 그림까지 고전과 관련된 전방위적 분야를 탐사한다. 개미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