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12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 임명장 수여식에서 김경율 비대위원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12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 임명장 수여식에서 김경율 비대위원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프랑스 혁명을 촉발한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했던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지난 4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비대위원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공개 석상에서 소개하며 힘을 실었으나 ‘사천’ 논란에 휘말리며 당정갈등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김 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숙고 끝에 저희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결심했다”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서울 마포을 선거구를 포함한 4·10 총선 승리를 위해 비대위원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마감한 지역구 공천을 신청하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김 위원의 불출마 선언을 두고 한 위원장이 용산 대통령실의 요구에 순응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지난 1월 21일 대통령실이 한 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하며 당정갈등이 수면위로 떠올랐고 이후 충남 서천시장 화재 현장(지난 1월 23일)에서의 만남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간 ‘화해 분위기’가 만들어졌지만, 김 위원 거취 문제는 두 사람 간 갈등의 불씨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 위원장은 5일 오전 여의도 당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의 불출마가 대통령실의 요구에 순응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는 질문에 “잘못된 해석”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저는 김 비대위원이 총선에 출마해 의견을 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그러나 본인 생각이 강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의 사퇴로 마무리 됐지만, 결과적으로 김 위원 카드는 한 위원장에게 득이 됐다. 김 여사 관련 이슈에 목소리를 내는 김 위원에 힘을 싣고, ‘명품백 논란’에 대해 “국민께서 걱정할 만한 부분이 있다”고 말하는 등 차별화 전략으로 ‘황태자’ ‘아바타’ 꼬리표를 일부 지워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여권 내 권력의 추를 이동시키는 효과도 있었다. 당정갈등 봉합 직후 여론 조사에서는 한 위원장 지지율과 윤 대통령 지지율이 엇갈렸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 위원장이 서천시장 화재현장으로 달려간 1월 23일부터 1월 25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한 위원장이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52%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부정 평가는 40%였다.

반면, 같은 기간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는 상승했다.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직전 조사(1월 16일~1월 18일) 결과 보다 1%포인트 하락한 31%, 부정 평가는 직전 조사보다 5%포인트 오른 63%를 기록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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