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월 4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과 함께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photo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월 4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과 함께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photo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선거제 고민이 한창이던 때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 있겠냐"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준연동형 대신 병립형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2월 5일 이 대표가 내린 결론은 현행 제도인 준연동형 제도 유지였다.

예상과 달리 이 대표가 준연동형제 유지를 결정하자, 일각에서는 지난 2월 4일 있었던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만남에 주목했다. "대선에서 전화위복이 될 것"이라는 문 전 대통령의 조언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준연동형 제도는 잘 알려졌다시피 지역구 의석수가 전국 정당 득표율보다 적을 때 모자란 의석수의 50%를 비례대표로 채워준다. 따라서 정당 득표율보다 지역구 의석을 많이 차지해 오던 거대 양당에는 불리한 제도로 인식돼 왔다. 이 때문에 이 대표가 병립형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얘기가 지배적이었다, 지난해 11월 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유튜브 방송에서는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 있겠나”라고 말하며 병립형으로 돌아갈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특히 과반 확보가 절실한 민주당 입장에서도 준연동형제를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명분과 실리를 두고 고심을 거듭해오며 선거제 결정을 미루어오던 민주당은 지난 2월 2일 이 대표에게 선거제 결정에 관한 전권을 위임했다.

"대선 때 전화위복 될 것"이라던 문 전 대통령

일각에선 이 대표의 결정에 문재인 전 대통령의 조언이 영향을 준 것 아니냐고 본다. 지난 2월 4일 문 전 대통령은 양산 사저에서 이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와 오찬을 하며 “민주당에 조금 우호적인 제3 세력들까지 함께 힘을 모아 상생의 정치로 나아갈 수 있다면 우리 정치를 바꾸는 데 있어서 중요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문 전 대통령은 “앞으로 대선에서도 큰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는데 이를 두고 지금은 실리면에서 손해를 좀 보더라도 다음 대선에서 좀 더 유리한 구도를 만들기 위해 현행 제도를 유지하라는 뜻으로 해석됐다. 선거제도와 관련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고 범야권 비례연합정당과 손을 잡으라는 조언이었다. 이 대표는 이번 결정을 두고 “끊임없이 고민했고 2~3일 전쯤 결정했다”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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