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일본은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였다. 하지만 2015년 호주 대회 이후 처음으로 8강에서 탈락하고 짐을 싸야 했다. 일본 탈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게 해외파의 동기부여 부족이다.
2월 3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대회 8강전에서 일본은 1-2로 역전패했다. 전반에는 선제골을 넣으며 경기 내용에서 앞섰지만 후반 들어 이란의 피지컬을 활용한 롱볼 축구에 허둥지둥했고 동점골에 이어 후반 추가시간엔 페널티킥까지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이번 일본 대표팀은 해외파로 대부분 채워졌다. 스쿼드 26명 중 20명이 해외에서 뛴다. 주장 엔도 와타루(리버풀)를 비롯해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 미토마 카오루(브라이턴), 도미야스 다케히로(아스널), 이타쿠라 고(묀헨글라트라흐), 미나미노 다쿠미(AS모나코) 도안 리쓰(프라이부르크) 등 국내 축구팬들에게도 익숙한 유럽파 일본 선수들이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대표팀 합류 전부터 불거진 불만들
하지만 일본 해외파들의 동기 부여가 충분치 않다는 지적은 대회 시작 전부터 나왔다. 이강인(PSG)의 친구로 잘 알려진 구보 다케후사는 리그 중간에 아시안컵이 열리는 것에 불만을 제기하면서 "리그 중에 아시안컵이 열리는 게 아쉽다. 나에게 돈을 주는 팀은 소시에다드다. 반면 이런 토너먼트는 소집되면 의무적으로 가야 한다"며 오히려 클럽팀에 미안한 마음을 내비쳤다.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에서 뛰고 있는 도미야스도 아시안컵 차출 전 "아시안컵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대회처럼 6월에 열렸으면 좋겠다. 왜 1월에 뛰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선수에게는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미야스의 이 발언을 두고 아시안컵에 나가고 싶지 않다는 의미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아시안컵 기자회견에서도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국가대포팀 감독에게 해외파 선수들의 동기 부여 문제에 관한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바레인과 16강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아시안컵에선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아니냐"라는 질문이 나오자 모리야스 감독은 "그만큼 우리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는 뜻일 것"이라고 답하며 질문을 피하는 듯 했다.
반면 한국 대표팀의 해외파들은 8강 호주 전에서 두 게임 연속 연장전을 치르면서 탈수 증세를 보일 정도로 뛰며 4강을 이끌었다.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가장 강조하는 건 손흥민을 비롯한 해외파 선수들이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