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0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여야가 자당 후보들을 둘러싸고 불거지는 논란에 대해 발 빠르게 대응하는 한편, 상대편 후보들의 설화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과거 총선에서 설화 등으로 참패했던 학습효과가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12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5‧18 폄훼’ 발언 및 ‘일베’ 논란에 휘말린 도태우 변호사(대구 중‧남구)에 대한 공천을 재검토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윤 대통령이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겠다고 공약했던 만큼, 정치적 파장을 고려한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과거 ‘난교’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부산 수영구)은 페이스북에 사과의 말을 남겼다. 이날 오전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개인의 승리뿐 아니라 당 전체 총선 승리를 위해 힘 모아야 한다면, (후보 스스로)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 잘 판단해 결정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하며 사실상 사과를 권유했다.
같은 날 민주당에서는 야권 연합 비례대표 위서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시민사회 몫 비례대표 후보로 선정됐던 전지예 금융정의연대 운영위원이 후보직 사의를 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전 위원의 반미 단체 ‘겨레하나’ 활동 전력 등에 우려를 표하며 사실상 후보를 재추천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가 후보들의 논란에 이처럼 발 빠르게 대처하는 까닭은 총선을 앞두고 불거진 설화 등으로 판세가 뒤집힌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총선 직전 불거진 설화는 유권자 표심에 강력하게 영향을 미치며 여론에 민감한 수도권 지역의 승패는 물론, 선거 전체의 판세를 뒤흔들기도 한다.
국민의힘은 전신인 미래통합당이 2020년 21대 총선에서 차명진 전 의원의 ‘세월호 관련 망언’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경험이 있다. 당시 미래통합당 총선백서제작특별위원회는 막말 논란을 선거 패배 원인 중 하나로 꼽은 바 있다.
민주당 역시 전신인 민주통합당이 2012년 19년 총선에서 김용민 후보의 ‘미국 라이스 전 국무장관 모욕’ 발언과 노인 비하 발언으로 역풍을 맞은 바 있다. 2004년 17대 총선 당시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 역시 총선 판세를 뒤흔든 대표적 설화로 회자된다. 당시 열린우리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역풍으로 200석 획득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정 의장 발언의 영향으로 과반을 겨우 달성하는데 그쳤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