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 photo 뉴시스 / 편집 주간조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 photo 뉴시스 / 편집 주간조선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경선에서 박용진 의원이 최종 탈락한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례적으로 경선 결과를 공개했다. 앞서 서울 강북을 경선 결과를 발표한 박범계 중앙당선거관리위원장은 득표수를 공개하지 않았는데,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 '비명횡사' 및 '박용진 죽이기' 논란이 나올 것을 우려해 이 대표가 이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9일 밤 박 의원은 친명(친이재명)계 정 전 의원의 공천 취소로 공석이 된 자신의 지역구 서울 강북을 경선에서 조 변호사에게 패해 낙천했다. 박범계 중앙당선거관리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 브리핑에서 이 같은 내용의 강북을 전략 경선 개표 결과를 발표했다.

조 변호사는 전국 권리당원 70%·강북을 지역 권리당원 30%를 합산하는 온라인 투표 합산 방식으로 이날까지 이틀간 진행된 양자 경선에서 박 의원을 꺾었다. 박 의원은 경선 결과가 나온 직후 페이스북에 “지난 한 달 동안 가끔 나 몰래 ‘트루먼 쇼’를 찍고 있는 중이 아닐까 생각해봤다”며 “혹시 영화의 시나리오처럼 모두가 나를 상대로 몰래카메라를 찍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말한 ‘트루먼 쇼’는 30년간 일상이라고 믿었던 모든 것이 가짜임을 알게 된 한 남성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어 박 의원은 “2월 19일 농담 혹은 거짓말 같은 ‘하위 10%’ 통보를 받고, 그 이유를 알려달라는 재심 신청이 문자 하나로 기각되고, 1차 투표 결과를 알려주지 않고, 사상 초유의 권리당원 75% 투표율을 들었을 때 황당했다”고 설명했다.

 

경선결과 공개한 이재명... ‘박용진 죽이기’ 비판 차단 의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9일 강원도 원주시 중앙시장을 방문해 원창묵, 송기헌 후보와 함께 단상에 올라 시민들에게 연설을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9일 강원도 원주시 중앙시장을 방문해 원창묵, 송기헌 후보와 함께 단상에 올라 시민들에게 연설을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이 대표는 같은 날 오후 “가감산없이 압도적인 차이로 후보가 결정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이날 당 선거관리위원회의 경선 결과 발표 이후 경기도 성남 중원구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전 취재진에게 “혹시 강북을 선거 결과가 궁금하지 않느냐”며 이례적으로 두 후보의 경선 득표율을 언급했다.

이 대표는 “강북을 선거 결과를 제가 차를 타고 오면서 보고받았는데, 가산 감산 없이 해당 지역 권리당원 53% 정도가 투표했는데 조수진 후보가 훨씬 많이 이겼다고 한다”고 전했다. 일부 지지자들이 ‘와’ 하고 환호하자 그는 “왜 ‘와’(라고) 하세요? 진 사람도 있는데”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들고 “이게 워낙 관심도 많고 해서 말씀드린다”면서 “강북을 권리당원 투표(득표율)는 조 후보가 53.76%, 박 후보가 46.25%였고 전국 권리당원(투표 득표율)은 박 후보가 23.15%, 조 후보가 76.86%였다”고 밝혔다.

이어 “가·감산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박 후보가 30.08%, 조 후보가 69.93%였고 가·감산을 하면 19.4% 대 80.6%였다고 한다”며 “가·감산 없이 압도적인 차이로 후보가 결정됐으니 이제 이 얘기는 여기서 끝내자”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역 평가 하위권에 든 의원들을 겨냥해 “심사위원의 의견도 있지만, 동료 의원의 평가, 그거 거의 0점 맞은 분도 있다고 한다. 여러분이 아마 짐작할 수 있는 분일 것 같다”며 웃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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