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가 비용 절감을 위해 대규모 인력 감축을 예고했다. 미국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실적부진 속에 전 세계 인력의 10%를 감축하기로 결정한 것. 테슬라가 중국의 저가 전기차 공세를 버티지 못하고 끝내 비용절감 카드를 꺼내들고 백기를 든 것이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로 국내 배터리 업계도 비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및 CNBC 등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우리는 조직을 면밀히 검토하고 전 세계적으로 10% 이상의 인력을 감축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지난 몇 년간 전 세계에 여러 공장을 확장하고 급속히 성장해 오면서 특정 영역들에서 역할과 직무가 중복됐다”며 “다음 단계의 성장을 준비하면서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회사의 모든 측면을 살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력 감축을 두고 “내가 이보다 더 싫어하는 일은 없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인력 감축은 중국 상하이 공장, 미국 내 여러 공장, 독일 공장에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드루 배글리노 수석 부사장과 공공정책·사업개발 부문 부사장 로한 파텔 등 일부 임원들도 테슬라를 떠나기로 했다.
머스크는 “이보다 더 싫은 건 없지만 해야만 하는 일”이라며 “이는 우리 조직을 슬림화하고 혁신적이며 다음 성장 단계 주기로 도약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테슬라가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건,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판매 둔화에 따른 수익성이 악화가 가장 큰 이유로 풀이된다. 특히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자국 브랜드들이 선전하면서 테슬라는 빨간 불이 켜졌다.
현재 중국 내 전기차 가격은 15만~20만위안(약 2866만~3822만원)이 30%를 차지한다. 테슬라에서 가장 저렴한 ‘모델3’의 가격(약 24만위안·약 4589만원)보다 저렴한 가격이다. 최근엔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샤오미까지 전기차를 출시하며 가격인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뒤 15일(현지시각)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장보다 5.49% 내렸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35%가량 하락했다.
지난해 말 기준 테슬라의 전체 직원 수는 14만473명으로, 3년 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났지만, 매체들에 따르면 이번에 테슬라의 해고 인원은 1만4000여명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로 국내 배터리 업계도 타격이 불가피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내 배터리 업계는 세계적인 전기차 수요 침체와 중국산 전기차의 저가 공세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배터리 수출액은 19억7000만 달러(약 2조67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3% 줄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한국 배터리 3사의 올해 1~2월 세계 시장 점유율도 23.8%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 포인트 감소했다.
이 때문에 국내 증시를 이끌었던 2차전지 업종의 주가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2차전지 업종의 부진이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