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맥주. photo 뉴시스
하얼빈 맥주. photo 뉴시스

중국 4대 맥주 브랜드 중 하나인 ‘하얼빈’ 제품에서 곰팡이 독소가 검출된 가운데 하얼빈 측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 수준이고 본토에서만 판매하는 제품”이라는 해명을 내놔 소비자들의 공분도 거세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각) 중국 펑파이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홍콩소비자위원회는 최근 맥주 30종의 안전성 검사를 진행한 결과 하얼빈에서 생산한 ‘맥도(마이다오) 맥주’ 제품에서 곰팡이 독소 일종인 ‘데옥시니발레놀’이 나왔다고 발표했다.

맥도는 하얼빈의 저가 모델 중 하나로 현재 중국에서만 판매 중이다. 함께 검사를 실시한 버드와이저, 하이네켄, 칼스버그 등 다른 맥주 29종에서는 해당 독소가 검출되지 않았다.

데옥시니발레놀 검출량은 1㎏당 26마이크로그램(㎍)으로 현지 국가 표준인 1000㎍/1㎏보다는 낮았다. 몸무게 60㎏ 성인 남성이 하루 4캔씩 마셔도 안전한 수준이다. 다만 홍콩소비자위원회는 “이 제품을 지속해서 마실 경우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복통,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에 하얼빈 측 해명도 소비자들의 분노를 샀다. 하얼빈 맥주는 현지 매체들에 “모든 제품은 시장에 출시되기 전 엄격한 테스트를 거친다”며 “데옥시니발레놀 검출량은 중국 국가 표준보다 훨씬 낮고,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식품 안전 기관의 기준보다도 훨씬 낮다”고 밝혔다. 현재 중국 본토와 홍콩 모두 데옥시니발레놀 함량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없는 상황이다. 

데옥시니발레놀은 주로 밀, 보리, 귀리, 옥수수 등 곡물에서 발견돼 부패를 일으키는 독소로 과도 섭취할 경우 조혈계 손상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보통 보리 발효 과정에서 곰팡이에 오염된 후 만들어진 독소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얼빈 맥주는 1900년부터 이어온 긴 역사를 갖고 있으며 ‘중국 최초의 맥주’로 알려져있다. 세계 최대 맥주 시장인 중국에서 4대 브랜드로 꼽힌다. 지난 2004년 미국 버드와이저와 우리나라 카스 등을 보유한 맥주 기업 안호이저-부시 인베브(AB인베브)에 매각됐으나, 아직도 현지에서는 자체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 중국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웨이보에는 중국 산둥성 핑두시 칭다오 3공장에서 한 남성이 맥주 원료인 맥아 보관 장소에 들어가 소변을 보는 듯한 영상이 공개됐다. photo 웨이보
최근 중국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웨이보에는 중국 산둥성 핑두시 칭다오 3공장에서 한 남성이 맥주 원료인 맥아 보관 장소에 들어가 소변을 보는 듯한 영상이 공개됐다. photo 웨이보

한편, 이번 사건이 화제가 되자 지난해 ‘소변맥주’라는 비판을 받은 칭다오 맥주도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중국 SNS 웨이보에는 현지 직원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칭따오 맥주공장 맥아 보관소에 들어가 소변보는 장면이 공개되었다. 칭따오 국내 수입사인 비어케이 측은 한국 수출용이 아닌 내수용 공장의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국내 수요는 급격히 떨어졌다.

비어케이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82억원 규모로 적자 폭이 전년 보다 4배 가량 커졌다. 시기적으로 ‘칭따오 맥주’의 매출 감소 영향이 4분기에만 반영된 것을 고려하면 ‘칭따오 맥주’의 국내 수요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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