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쫄깃한 면발 한 그릇으로 속을 달래던 '서민 메뉴' 칼국수가 이제는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음식이 됐다. 올해 내내 이어진 '면플레이션'(면+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서울에서 가장 많이 오른 외식 메뉴로 꼽혔다.
23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외식 인기 8개 품목 평균 가격은 작년 12월 대비 3.44% 올랐다. 특히 칼국수는 9385원에서 9846원으로 4.91% 상승하며 전체 메뉴 중 가격 상승률 1위였다.
칼국수 가격은 10년간 꾸준히 올라 2015년 6545원 대비 50% 넘게 상승했다. 최근 서울 시내 유명 식당 일부는 이미 한 그릇 1만1000원 이상을 받고 있어 '칼국수 1만원 시대'가 완전히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칼국수 가격 급등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밀가루값 급등이 꼽힌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 곡물값이 오르면서 밀가루 소비자물가지수는 2021년 108.47에서 2022년 138.17로 크게 뛰었고, 최근까지도 130선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칼국수는 밀가루 가격뿐 아니라 수타면 작업, 육수 준비 등 수작업 비중이 높은 메뉴여서 인건비 상승의 영향을 많이 받는 품목이다. 전기·가스 비용과 임대료, 환율 상승 등 복합적 요인도 가격 압력을 키웠다.
권대현 한국물가정보 선임연구원은 "칼국수는 인건비·재료비 등 다양한 비용 구조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메뉴"라며 "밀가루값이 안정되지 않는 한 칼국수 가격 오름세는 쉽게 꺾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칼국수 외에도 삼계탕(4.23%), 김밥(4.17%), 김치찌개 백반(3.72%) 등 서민 메뉴가 잇따라 올랐지만, 칼국수가 가장 가파르게 오른 외식 메뉴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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