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예비후보가 지난 3월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후보자 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예비후보가 지난 3월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후보자 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자녀를 통한 편법 대출 의혹에 휩싸인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후보(경기 안산갑)가 3월 29일 지역구 유세 일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민주당이 “중앙당 차원에서 대응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양 후보 논란에 대한 공식 대응을 하지 않는 가운데 금융감독원(금감원)이 양 후보 자녀의 사업자대출에 관한 사실관계를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양 후보는 이날 오전 7시 반월역 출근인사를 시작으로 본오1동 상가인사, 안산청년회의소 방문 및 본오2동 상가인사, 상록수역 퇴근인사 등 유세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었으나 편법 대출 의혹이 커지자 잠적했다. 양 후보 캠프 측은 뉴스1에 “선거운동 중단은 아니다”라면서도 “후보가 현재 어디 있는지는 모른다”고 했다.

양 후보는 지난 2021년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 매입 과정에서 20대 대학생 딸 명의로 대구수성새마을금고에서 11억원의 고액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것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자 재산 공개 등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양 후보가 위 아파트를 31억2000만 원에 구입했는데, 문재인 정부가 2019년 발표한 12·16 부동산 정책으로 15억 원이 넘는 아파트를 담보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구매하는 게 금지된 시기였다.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2020년 11월 양 후보의 배우자는 12·16 대책의 적용을 받지 않는 대부업체에서 약 6억 원(채권최고액 7억5400만 원)을 빌렸다. 그리고 2021년 4월 딸 양 씨가 대구수성새마을금고에서 사업자 대출방식으로 11억 원을 빌렸는데, 같은 날 배우자의 대부업체 근저당권이 말소됐다. 이에 대부업체의 이율이 부담돼 양 씨 명의로 대환대출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양 씨가 받은 대출이 사업자 대출이었다고 했다. 사업자 대출은 주택 구입 목적이 아닌 사업자금을 위한 담보 대출로, 소득 규제가 엄격하지 않고 당시 70~80%인 담보인정비율(LTV)도 충분해 대출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업을 한다”며 11억원을 빌린 양 씨의 딸은 지난 2021년 10월 캐나다 밴쿠버에 어학연수를 갔다고 자신의 블로그에 기록했다. 이에 ‘편법 대출 의혹’이 ‘사기 대출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금감원은 행정안전부에 자료를 요청해 새마을금고의 대출규정이나 양 후보 자녀 사업자대출건의 사실관계를 들여다볼 방침이다. 현채 새마을금고의 감독권한이 행안부에 있어 금감원의 직접검사는 행안부의 협조 요청이 있어야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동아일보에 "(금감원에는) 검사권이 없어 양 후보 자녀 관련 상황과 새마을금고의 대출 규정 등을 살펴보기 위해 자료를 우선 요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뉴스1에 따르면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갭투기 논란’으로 공천이 취소된 이영선 후보와 양 후보의 경우가 다르다며 “공식 대응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후보는) 갭 투기 의혹도 하나의 요인이 되기는 했지만 민주당에 낸 서류와 실제 서류에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취소된 것”이라고 밝혔다. 양 후보에 대한 공천 취소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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