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이브가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 등을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할 방침이다. 앞서 하이브는 자회사 어도어의 민 대표가 경영권 탈취 시도를 했다는 의혹 이후 주가가 약 9% 내리면서 이틀새 시가총액이 8000억원 가까이 증발했다. 전날부터 반등을 노리며 회복을 꾀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모양새다.
25일 하이브는 지난 22일부터 어도어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 결과 민희진 대표 주도로 경영권 탈취 계획이 수립됐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하고 물증도 확보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하이브에 따르면 감사 대상자들은 ‘어도어를 빈 껍데기로 만들어서 데리고 나간다’거나 뉴진스 계약 해지 등의 논의를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수립됐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하고 물증도 확보했다”며 “감사대상자 중 한 명은 조사 과정에서 경영권 탈취 계획, 외부 투자자 접촉 사실이 담긴 정보자산을 증거로 제출하고 이를 위해 하이브 공격용 문건을 작성한 사실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민 대표는 경영진에게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을 매각하도록 하이브를 압박할 방법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하이브는 전했다. 이 지시에 따라 아티스트(뉴진스)와의 전속 계약을 중도 해지하는 방법, 어도어 대표이사와 하이브 간 계약을 무효화하는 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됐다고 하이브는 밝혔다.
하이브는 감사 대상자로부터 “(문건 속) ‘궁극적으로 하이브를 빠져나간다’는 워딩(표현)은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한 말을 받아 적은 것”이라는 진술도 확보했다.
하이브는 22일 감사에 돌입해 하이브에 반기를 드는 구상이 담긴 ‘하이브의 죄악’, 독자 행보를 모색한 ‘프로젝트 1945’, 해외 투자자 등이 거론된 문건 등을 발견한 바 있다.

공개된 카카오톡 메시지를 살펴보면, 하이브가 A씨로 지목한 인물이 “이런 방법도 있어요”라며 ▲ 2025년 1월 2일에 풋옵션 행사 엑시트(Exit) ▲ 어도어는 빈 껍데기 됨 ▲ 재무적 투자자를 구함 ▲ 하이브에 어도어 팔라고 권유 ▲ 적당한 가격에 매각 ▲ 민 대표님은 어도어 대표이사 + 캐시 아웃(Cash Out)한 돈으로 어도어 지분 취득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하이브는 “해당 자료들을 근거로 관련자들에 대해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희진 대표는 하이브가 요구한 감사 질의서 회신 기한인 지난 24일 오후 답변서를 제출했다.

하이브와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간 갈등이 이어지면서 컴백을 목전에 앞둔 뉴진스 멤버들의 거취와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멤버들이 평소 민희진 어도어 대표를 ‘엄마’로 따르는 등 강한 유대감을 공유해 온 상황에서 컴백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 이에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 등을 대상으로 감사에 돌입했지만 ‘아티스트 뉴진스’는 최대한 보호한다는 밝혔다.
그러나 기획사 내부 갈등이 수면 위로 오르자 주가가 폭락하면서 한때 하이브 시가총액은 8000억이 넘게 증발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하이브의 주가는 21만1000원을 기록, 이번 분쟁 소식이 알려진 이후 지난 19일 대비 8% 넘게 하락했다.
이 기간 중 하이브 시가총액은 8120억원이 감소했다. 25일 오전 10시25분 기준 하이브는 시가 21만1000원을 기록중이다. 소폭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회복은 더딘 추세다.
증권가는 이번 분쟁이 하이브의 실적에 끼칠 영향을 제한적이라는 입장이지만, 주주들은 갑자기 맞게 된 주가 하락에 당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3일 종목 보고서를 내고 올해 하이브의 영업이익 추정치에서 어도어의 영업이익 기여도를 14%로 추산하며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도 하이브 실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어도어 지분 80%를 보유한 하이브는 경영진 교체를 위한 임시주총을 계획중으로 뉴진스 일부 팬은 하이브 사옥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서고 있다.
박지원 최고경영자(CEO)는 사내 구성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불안한 마음 갖지 마시고 뉴진스의 컴백과 성장을 위해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해 주시길 당부드린다”라며 “뉴진스와 아일릿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어떤 것들을 실행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지속해 고민하고 개선하겠다”고 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