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지난달 원화 실질 가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한국의 실질 실효환율(REER)은 89.09로, 2009년 8월(88.88) 이후 16년 2개월 만의 최저치다. 기준연도(2020년=100)보다 낮으면 자국 통화 가치가 주요 교역국 대비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원화 약세는 이달에도 이어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470원대 중반을 유지하며 이달에만 3% 넘게 올랐다. 같은 기간 대만달러·싱가포르달러·인도네시아루피아 등 주요 아시아 통화의 하락 폭보다도 원화 낙폭이 훨씬 컸다.
원화 약세의 근본 요인으로는 달러 수급 불균형이 지목된다. 개인·연기금·기업의 해외 투자 증가로 해외로 빠져나가는 달러가 크게 늘어난 데다, 미국의 긴축 기조와 일본의 재정 확장 정책에 따른 엔화 약세 등이 맞물리며 원화에 추가적인 약세 압력이 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순매도와 안전 자산 선호 심리 강화까지 겹치며 원화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높은 환율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일부 기관은 내년 환율 상단을 1540원까지 제시하며 “정부 개입만으로는 환율 방향성을 바꾸기 어렵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이에 기획재정부는 24일 보건복지부·한국은행·국민연금과 함께 외환시장 안정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4자 협의체를 출범시켰다. 원·달러 환율이 1470원을 넘어서 고공 행진을 이어가자 외환 당국이 국민연금과의 공조 체제를 본격화한 것이다.
기재부는 이날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확대 과정에서의 외환시장 영향 등을 점검하기 위한 4자 협의체를 구성했다"며 "앞으로 4자 협의체에서는 국민연금의 수익성과 외환시장의 안정을 조화롭게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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