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가 26일 경기도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이 끝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photo 뉴시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가 26일 경기도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이 끝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photo 뉴시스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경기도 법인카드로 더불어민주당 관계자 등에게 104000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아내 김혜경씨가 26일 열린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날 수원지법 형사13(재판장 박정호) 심리로 열린 김씨 공직선거법 위반(기부행위) 첫 공판에서 검찰은 모두진술을 통해 공직선거법은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초석이 되는 선거제도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하기 위해 기부 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피고인의 배우자인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2016년부터 여러 차례 공직선거에 출마했기 때문에 피고인으로서는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 제한에 대해 깊이 알고 있었을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또 공소사실에 대해 피고인은 경선 당시 같은 당 소속 국회의원 우원식 의원의 아내 A씨에게 선거에서 이길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취지로 말하며 선거에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을 소개시켜달라고 부탁했다경선 당시 피고인을 수행하던 배모씨(전 경기도청 사무관별정직)에게 A씨와 연락해 모임 일정을 잡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따라 배씨가 A씨와 오찬 모임 일정을 정한 후 경기도청 비서실 소속의 공무원 조모씨에게 경기도 업무추진비 지출을 위한 법인카드를 건네주며 대금을 결제하되 수행원이 가지고 있는 카드로는 피고인의 식대만 결제하고, 당 관련 인사 3명과 수행원 3명의 식대를 합쳐서 12만원 미만으로 해 법인카드로 결제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 검찰의 공소사실 요지는 김씨가 사전 주의에 따라 (배씨를 통해)신씨를 비롯한 민주당 관계자 3명에게 1인당 시가 22000원 상당의 식대를 제공하며 이 대표에 대한 지지를 부탁했다는 것. 검찰이 김씨의 공모공동정범으로 지목한 배씨는 20229월 같은 사건으로 먼저 기소돼 최근 2심 법원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배씨와 조씨가 이재명 대표 내외의 사적 용무를 수행하는 일명 사모님팀으로 활동하며 주고받은 텔레그램 대화 등을 통해 배씨가 사적인 영역까지 보좌했다“(향후 재판에서)검찰에서 제시할 증거에 의해 배씨가 당내 경선 일정을 상시 수행하면서 피고인의 지시로 본건(오찬모임) 식대를 결제했다는 사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씨측 변호인은 김씨와 배씨간 공모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검찰이 언급한대로 피고인은 수차례 선거를 진행해 선거법 위반 소지가 없도록 타인과 식사할 때 대접받지도, 대접하지도 않는다는 원칙을 확고하게 지켜왔다여러명이 함께 식사하는 경우 본인의 식대만 선거 카드로 결제하고, 수행원들도 각자 식대를 지불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일이고, 선거캠프 회계팀에서도 결제 내역을 일일이 확인 점검했다피고인은 다른 동석자들도 각자 계산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경기도 법인카드로 피고인을 제외한 동석자 3인의 식사 대금을 결제했다는 사실을 전혀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배씨 사건 1심 재판에서도 재판부에 의해 식사 제공한 사람이 김씨에서 배씨로 공소장이 변경됐다. 배씨 형사재판에서 인정된 범행사실은 배씨가 김혜경을 제외한 6(민주당 관계자 3수행원 3)에게 식사를 제공함으로써 배씨가 이재명 대표를 위해 기부행위를 했다는 것이고, 이는 판결문에도 기재됐다고 강조했다. 배씨 재판 과정에서 검찰 측이 핵심 증거로 제출한 배씨와 조모씨의 통화 내용을 보면, 배씨가 조모씨에게 식사결제를 지시하면서 피고인이 알지 못하도록 하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덧붙였다.

재판을 마친 후 김씨측 변호인은 취재진에게 “(김씨와 배씨가)사건에 공모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이 배씨 기소 16개월 만에 갑작스럽게 기소했다. 두 사람의 공모가 소명됐다면 진작 기소했을 것인데, 그간 김씨 관련 다른 기부행위 혐의를 찾다가 못 찾은 것으로 보인다아무리 정치검찰이라 해도 너무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는 김씨측이 검찰측 증거기록을 보지 못한 것이 문제가 돼 재판부가 다음 기일을 공판준비기일로 전환했다. 검찰은 오는 36일까지 증거기록을 복사해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공직선거법 사건의 경우 공소 시점부터 6개월 이내에 1심 선고가 이뤄져야 하는 점을 고려해 오는 318일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변호인 의견 청취와 검찰 증인신문 신청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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