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발표하면서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다시 한 번 파열음을 내고 있다.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의 발언을 놓고 맞부딪혔던 1차 파동 때처럼 이번에도 친윤계 핵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나서 당의 비례대표 공천을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당내 문제를 직접 거론하기 어려운 대통령실 대신 대통령 복심이라 불리는 인사들이 당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패턴이다.
18일 국민의미래가 발표한 비례대표 명단을 보면 한동훈 비대위에 속한 김예지 의원과 한지아 을지의과대학 부교수가 각각 당선권(20번 이내)인 15번·12번에 배치되고, 윤 대통령 측근으로 통하는 주기환 전 광주시당위원장(24번) 등이 당선권 밖으로 밀려났다.
무엇보다 주 전 위원장의 순번이 대통령실의 심기를 건든 모양새다. 검찰 수사관 출신인 주 전 위원장은 광주에서 오래 근무한 마당발 인사로 윤 대통령이 광주지검 특수부에 근무하던 2003년부터 함께 일하며 알게 됐다. 검사와 수사관 사이지만 나이가 같아 사석에서는 말을 놓고 편하게 지내는 몇 안 되는 수사관 출신 측근으로 꼽힌다. 검찰 내부에서도 두 사람 관계는 검사와 수사관이 가깝게 지내는 대표적 사례로 유명하며 한 위원장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2019년 검찰을 떠는 그는 윤 대통령 당선 후 인수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임명됐고,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광주광역시장 후보로 단수공천됐다. 그런 그는 이번 국민의미래 명단에서 당선권 밖인 24번에 배치되자 이에 반발에 비례대표 후보에서 사퇴했다. 대통령의 오랜 측근이자 친구인 주 위원장과의 관계를 모를리 없는 한 위원장이 그를 당선권 밖으로 배치하자 대통령실을 대신해 친윤계 인사들이 한 위원장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찐윤' 이철규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에 “눈이오나 비가오나 문재인 정권에 저항하며 당을 위해 헌신해 온 동지들이 소외된 데 대해 당 지도부는 후보 등록일 전까지 바로잡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이기도 한 이 의원은 “비례대표를 연속으로 두 번 배려하지 않는다는 당의 오랜 관례는 깨지고, 비대위원 2명이 비례대표에 포함됐다”며 “생소한 이름의 공직자 2명이 당선권에 포함된 상황에서 온갖 궂은일을 감당해 온 당직자들이 배려되지 못한 데 대한 실망감은 더더욱 크다”고 후보 개개인을 거론하기도 했다.
또 다른 대통령 측근으로 통하는 장예찬 부산 수영 무소속 후보는 "우리가 호남에 대한 중요성을 참 많이 강조하고 있는데, 이번 비례대표 당선권에 호남 인사가 보이지 않는다”며 “이 부분은 정치적인 상황을 떠나서, 우리 당이 그동안 호남을 위해서 노력을 많이 해왔기 때문에 한번 좀 고민해볼 부분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주 전 위원장의 문제를 거론하고 나선 것이다.
이외에도 익명의 친윤계 인사들이 여러 언론과의 전화에서 '한동훈 사천' '친한 공천' 등으로 이번 비례대표 공천을 비난하고 있다. 그러자 한 위원장의 최측근인 장동혁 사무총장은 19일 여의도 당사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비례대표 신청한 분들을 친한과 친윤으로 다 오엑스(OX) 할 수 있나"라며 "(비례대표가) 의정 활동을 할 때 그걸로 국민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을 때 최종적으로 성공한 공천이다. 그 기준에 의해 공천을 했는데 특정 인사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해서 친한 인사로 공천했다고 표현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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