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해 10월 2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photo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해 10월 2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photo 뉴시스

4·10 총선을 보름 가량 앞두고 여야가 남미 국가들을 거론하며 상대 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을 거론하며 ‘검찰 독재’를 강조했고,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거대책위원장은 베네수엘라를 언급하며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의 중요성을 내세웠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3월 26일 오전 ‘김어준의 뉴스공장’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저는 다른 나라 얘기를 하고 싶지 않지만, 자칫 아르헨티나가 될 수 있겠다”며 “얼마나 잘 살던 나라냐. 잘 살던 나라가 정치가 후퇴하면서 나라가 망해버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브라질도 7대 경제 강국이다가 갑자기 사법 독재, 검찰 독재 때문에 추락해버렸다”며 “그러다가 지금 룰라가 복귀하면서 다시 일어서는 중인데 대한민국도 그 분수령을 지나고 있는 거 같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를 브라질의 독재정권에 비유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 20일 인천 미추홀구 신기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이 대표는 아르헨티나를 언급하며 정권 비판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 정권이 1당이 돼서 국회의장을 차지하거나 심지어 과반을 차지해서 입법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나라의 법과 제도, 시스템까지 다 뜯어고칠 것”이라며 “영원히 아르헨티나처럼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3월 26일 울산 북구 호계시장에서 “누가 보더라도 아르헨티나는 안타깝게도 좌파 정권의 연속된 포퓰리즘 정책으로 인해 어려움 겪은 나라의 예시”라며 “누구를 선택해야 그렇게(아르헨티나처럼) 되겠느냐? 이재명 대표가 하고 있는 정책 결과로 그렇게 나올 것이란 점을 상식적인 분들은 모두 이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때 ‘풍요의 나라’로 불렸던 아르헨티나는 ‘페로니즘’이라고 불리는 좌파 포퓰리즘 정책으로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퍼주기를 끊겠다”며 전동 톱을 들고 유세를 펼친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당선된 것도 국민들이 페로니즘에 지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르헨티나는 화폐 가치가 급락하고 물가가 폭등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에선 베네수엘라를 언급하며 이 대표를 겨냥했다.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거대책위원장은 3월 26일 국민의미래 선대위 회의에서 “이념과 사상이 많이 대립해 있는데, 이념과 사상은 전쟁을 치러서라도 지켜야 할 부분이 있다”며 “왜 선거가 중요하냐면 이·조(이재명·조국)의 심판 문제”라고 말했다.

선대위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인 위원장은 ‘이념·사상 전쟁’ 발언에 대해 “김대중 전 대통령도 시장경제 바탕의 자유민주주의를 말했다. 로맨틱한 사람들이 사회주의를 좋아하지만 그게 잘 안 된다”며 “그리(반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로) 가지 말자. 그쪽으로 가면 베네수엘라처럼 된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에선 사회주의를 표방하고 무분별한 국유화와 포퓰리즘 정책을 펼친 차베스 전 대통령이 타계한 이후 마두로 대통령이 집권해 좌파 포퓰리즘 독재를 이어오고 있다.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2020년 한 해 물가상승률이 3000%에 육박하며 5년간 인구가 20% 이상 감소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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