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동작구에 위치한 전문건설공제조합 본부. photo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서울시 동작구에 위치한 전문건설공제조합 본부. photo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전문건설공제조합이 차기 이사장 선임을 두고 또다시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휩싸였다. 이사장 후보들 사이에선 특정 인사를 두고 “윤핵관이 밀고 있다”는 주장도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은 건설사업자를 대상으로 건설보증, 공제, 융자 등을 제공하는 건설업 특화 금융기관이다. 1988년 건설업 종사자들이 출자해 만들었는데, 과거부터 정권 입김에 따른 낙하산 인사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조합 측은 이런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난 4월 ‘이사장 및 상임감사 추천위원회 운영규정 제정안’을 만들어 처음으로 인선 절차를 공개모집으로 전환했다. 바뀐 인사 절차에 따르면, 조합 측은 후보자 공개모집 후 추천위원회의 후보자 추천, 운영위원회 심의·의결, 총회 심의·의결 등 총 세 단계를 거쳐 차기 이사장과 상임감사를 선임한다. 

조합 측은 오는 11월 1일 현 유대운 이사장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지난 9월 2일 바뀐 절차에 따른 ‘이사장 및 상임감사 초빙 공고’를 냈다. 현재까지 해당 공고에 지원한 이사장 후보는 8명, 상임감사 후보는 14명인 것으로 알려진다. 조합 안팎에선 이 중 조합 출신 인사는 전무하며 국토교통부 차관 출신,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비서실 출신 등 정치권 인사가 적지 않다는 이야기가 파다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추천위원회의 서류심사에서부터 낙하산 경쟁이 치열했다고 한다. 인사 절차를 공개모집으로 전환했지만 결과적으론 공정성 시비가 여전한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간조선과의 통화에서 "국민의힘 측 중진의원이 특정인을 돕는다는 이야기가 나오더니 이후 당초 유력했던 전문성 있는 인사에서 다른 사람으로 결정이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윤핵관’으로 일컬어지는 의원들이 힘을 썼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런 사실은 조합 차원에서 명확히 확인되는 건 아니지만 조합원들 사이에선 공공연하게 회자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지원자들 사이에서 금품이 오갔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현재 언론 등을 통해 유력 이사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은재 전 의원 또한 이런 구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조합 안팎에선 이 전 의원이 이사장직에 오를 경우 홍지만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상임감사직에 오를 거란 관측도 나온다. 홍 전 비서관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청와대에 3개월가량 몸담았다. 문제는 두 사람 모두 경력이 건설업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이 전 의원은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출신으로 18·20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홍 전 비서관은 언론인 출신으로 19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조합의 한 노조 관계자는 “실제 이 전 의원이 파워 있게 들어온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아직 인사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노조가 앞장서서 문제 제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조합의 주인인 조합원사의 운영위원과 대의원들께서 먼저 올바른 판단을 할 거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낙하산 논란은 2017년 유대운 현 이사장 선임 당시에도 불거졌었다. 당시 조합원들은 유 이사장이 문재인 대선 캠프에서 서울시당 유세위원장으로 활동한 이력에 주목했다. 당시 상임감사로 함께 선임된 이상호씨는 2002년 대선 당시 노사모 핵심 멤버로 활동했었고 2017년 대선에선 문재인 캠프 조직기획실장을 맡기도 했다.

조합 측은 이번 이사장 인사와 관련해 “공정성 시비 우려로 누가 지원했는지 여부 등은 공유하기 어려우나 예년과 달리 공개모집 절차를 밟는 만큼 최대한 투명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오는 11월이면 인선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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