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탈당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함운경 국민의힘 서울 마포을 후보가 "제가 좀 성급하게 내질렀다"며 한발 물러섰다.

함 후보는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통령이 한발 물러서 사회적 타협 기구를 통해서 얘기를 하겠다고 하시니 그것을 믿고 나가보자는 게 오늘 아침 제 생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그렇게 무리하게 자꾸 요구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함 후보는 전날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재한 지적을 이어갔다. 그는 대통령에 탈당을 요구한 이유에 대해선 "(탈당 후) 대통령은 국정 운영에 전념하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에서 한 얘기"라고 했다.

대통령 담화에 대해선 "끝까지 듣지는 못했지만 처음 들으면서 굉장히 실망했다, 너무 화가 났다"면서 "이건 그냥 '나는 내 길 가겠다'는 것으로 너무 실망이 컸다"고 했다.

앞서 전날 함 후보는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직후 "더 이상 윤 대통령께 기대할 바가 없다"며 "그렇게 행정과 관치의 논리에 집착할 것 같으면 거추장스러운 국민의힘 당원직을 이탈해 주시기를 요청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2000명'이라는 증원 규모를 절대적으로 고수하겠다는 입장이 아니라는 취지를 밝히자 함 후보는 "상황이 바뀌었다"며 탈당 요구를 철회한 것이다.

그는 "어제저녁에 또 상황이 바뀌었다. 성태윤 정책실장이 그게 아니라 대타협 기구에서 모든 정원 문제까지 포함해서 모든 걸 의논할 수 있다는 것이 실제 담화 내용이라고 해 제가 좀 성급하게 (탈당 요구를) 내질렀다고 생각했다"며 말했다.

함 후보가 성급했다며 대통령 탈당요구 입장을 철회했지만 함 후보에 대한 비판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장예찬 부산 수영구 후보는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지금 국민의힘 지지율이 어려워진 건 함운경 후보 같은 분들 때문"이라며 "툭하면 대통령 탓을 하는 후보들이 여당으로 뛰고 있으니 주민들이 봤을 때 '정부와 협조해서 우리 지역 살림을 하겠구나'라는 생각이 전혀 안 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발언논란으로 국민의힘에서 공천 취소된 후 대구 중남구 무소속으로 출마한 도태우 후보도 전날 성명을 통해 "기숙한 집이 싫으면 객이 떠나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함운경 후보는 대통령 출당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국민의힘을 떠나는 것이 옳다"라고 일침을 날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