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여당의 4·10 총선 패배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사퇴함에 따라 공백인 비대위원장 자리를 황우여 상임고문이 맡게 됐다. 당 내에서는 일단 '무난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일부 인사들이 촉구하던 '혁신형 비대위' 체제와 더 멀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3차 당선자 총회에서 비대위원장에 황 상임고문을 지명했다. 이에 황 지명자는 관리형 비대위를 이끌어 약 두 달간 전당대회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2차 당선인 총회에서 원내대표 선출 전까지 자신이 새 비대위원장을 추천하고 필요한 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밝혔으며 당선인들도 이에 동의한 바 있다. 윤 원내대표는 당선인 총회에서 의견을 수렴한 후 전국위원회 추인 등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황 지명자가 비대위원장으로 정식 임명되면 차기 국민의힘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관리형 비대위를 이끌게 된다. 이후 오는 6월말 또는 7월 초 진행될 조기 전당대회를 거쳐 새 지도부가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그간 당은 총선 패배 이후 발생한 지도부 공백을 수습하고 당의 변화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취지에서 새 비대위를 조기 전당대회를 위한 '관리형 비대위'로 규정하고 후보군을 고심해왔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에선 당내 중진 대다수가 비대위원장직을 거절하면서 후보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조기 전당대회까지 임기도 두 달로 한시적인데다 권한도 제한적이어서 중진들이 비대위원장직을 고사한 것으로 보인다.
당선인 총회에선 '황우여 비대위원장'에 대한 반대 의견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히려 정치 원로인 점 등을 이유로 '무난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고 한다. 황 지명자는 판사 출신으로 수도권인 인천에서 5선을 지낸 당 원로다. 한나라당 사무총장, 새누리당 원내대표, 당대표 등 당 요직을 두루 역임해오며 당무에 밝은 것으로 평가된다. 박근혜 정부 시절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지내기도 했다.
나경원 의원은 총회가 끝난 뒤 "정치 경험이 많으니 잘 이끌어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 윤 원내대표가 언급한 요건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한기호 의원은 "많은 분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분이니까 비대위원 구성에 따라 비대위원들의 중론을 많이 들을 것"이라며 "전당대회 룰을 만들고 공정하게 관리하는 게 핵심 업무인데, 과거 우리 당이 (당원) 70 대 (일반 국민) 30할 때 그만큼 국민들의 뜻을 반영하겠다는 함의가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은 총회를 후 "무난한 인선"이라며 "낙선한 분들까지 다 포함하는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 룰을) 당원 100%로 가서는 당의 변화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 않나. 당심 50%, 민심 50%까지도 검토해 봐야 된다"고 했다.
일부 인사들은 총선 참패 전후로 당내 쇄신과 혁신을 주장해옴에 따라 관리형 비대위 체제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혁신형 비대위를 주장해온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황 전 대표는 합리적인 분”이라면서도 "총선에서 나타난 민의를 받들고 혁신과 쇄신 그림을 그려나갈지는 잘 모르겠다. 관리형 비대위 자체가 결국 무난하게 가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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