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첫 회담에 대해 여야 간 평가가 엇갈린다. 정부여당은 "소통과 협치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만남의 자리였다"며 긍정적으로 본 반면 야권은 기대한 만큼의 변화가 없었다는 혹평이 주를 이뤘다.

정희용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9일 논평을 통해 "오늘의 회담은 아쉬움과 희망이 교차한 자리였다"며 "그러나 민생과 국정의 주요 현안을 지혜롭게 풀어나가는 소통의 장이자, 대화 정치 복원과 협치의 첫발을 떼는 전환점이자 출발점이었다"고 밝혔다.

정 수석대변인은 "2시간여를 훌쩍 넘긴 시간 동안 민생경제와 의료 개혁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현안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면서도 "그동안 민주당에서 일방적으로 주장해 오던 내용을 이재명 대표가 15분여에 달하는 모두발언으로 반복한 것과 민생회복을 위한 의지가 없어 보였다는 민주당의 평가는 아쉽다"고 했다. 

앞서 이날 회담에서 이 대표는 민생회복지원금과 채 상병 특검법·이태원참사 특별법 등의 수용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사안마다 이견을 제시했고 특검법에 대해선 거론조차 없었다. 특히 대통령실은 이 대표가 의제로 올린 전국민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선 약자 선별 지원으로 가야한다는 입장을 냈다. 다만 의료개혁의 필요성으로 의대 증원은 불가피하다는 점과, 민생이 가장 중요하다는 데는 총론적, 대승적으로 공감대를 이뤘다는 것이 대통령실과 민주당의 공통된 결론이다.

야권은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제1야당 대표와의 첫 회동이었지만 뚜렷한 성과가 없었을 뿐더러 윤 대통령의 국정기조에 반영된 것이 없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크게 기대했지만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는 평가다. 회담에 배석한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윤 대통령의)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이해서 향후 국정이 우려된다"며 "회담에서는 민생을 회복하고 국정기조를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였다"고 지적했다.

제3지대 야당인 조국혁신당은 "암담하다"고 혹평했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 논평을 통해 "(국민들이) 4·10 총선에서 범야권에 압도적인 의석을 몰아줘 이뤄진 오늘 회담의 결과물이 너무 초라하다"며 "조국혁신당은 최소한 몇 가지 현안에 대해서는 분명한 답을 내놓길 기대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 열린 영수회담에 어떤 대안을 들고 만난 것이냐"며 "용산 대통령실의 브리핑을 들어보니 합의한 내용이 하나도 없고 종종 만나 대화하고 협의하자는 수준"이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이 대표는 정치·경제·사회문화·외교·안보 등 모든 현안에 대해 총선에서 확인된 민심을 있는 그대로 전했다. 국민을 대신해 윤 대통령에 물은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답은 없었다. 총선 민심에 관한 시험을 치르며 백지 답안지를 낸 것과 다름없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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